野 '1호 인재' 박지혜 "화력발전 빠르게 줄여 기후위기대응 정상으로"

연천 양장점 딸, 경기과고·서울대 출신…기업 다니다 늦깎이 로스쿨행
"오송지하차도 사고도 근본원인은 기후위기"…출마여부에 "당 정하는 절차에 협조"
더불어민주당이 11일 내년 총선 '영입인재 1호'로 기후·환경 전문 변호사인 박지혜(45) 변호사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재명 대표가 위원장인 민주당 인재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인재 영입식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행사에서 "기후 문제는 이제 생존의 문제, 최고의 경제 문제, 우리의 미래 문제가 됐다"며 박 변호사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산업 체제도 기후변화에 맞춰 완전하게 바꿔가야 한다. 그중 핵심인 에너지 정책도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어렵지만 그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가 망가뜨린 기후 위기 대응 기반을 정상으로 돌려놓겠다"며 "화력발전을 빠르게 줄이고 탄소중립의 길로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 변호사는 "온 국민이 가슴 아파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태도 근본적 원인은 기후 위기"라며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에 역행하는 정부 정책을 보며 기후 변호사로서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치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양장점 운영자의 딸로 태어난 박 변호사는 어려서부터 수학과 과학에 큰 흥미를 느껴 경기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과학고에 갈 때만 해도 장래 희망은 엔지니어였지만,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 제인 구달 박사의 전기를 읽고는 환경 문제에 빠져들었다.

박 변호사는 과학고 졸업 후에는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경영학 학사를 졸업했다. 조선 엔지니어가 되기에 좋은 학력이었지만, 이내 환경 전문가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스웨덴 유학길에 올랐고 룬드대학교 환경경영 및 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박 변호사는 스웨덴 유학에서 돌아와서는 환경 컨설팅사 에코프론티어 선임연구원으로서 기업들을 대상으로 환경경영과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컨설팅 업무를 했다.

이어 SK텔레콤에서 영입 제의를 받아 2007∼2014년 회사 CSR 담당자로 일했다.

SK텔레콤을 다니던 중 변호사 자격이 있으면 기업에 사회책임경영을 촉구하는 공익활동을 더 전문성 있게 해낼 수 있겠다고 생각한 박 변호사는 아이가 돌이던 때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했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환경 문제에 책임을 다하려 했지만, 세상은 별로 변하는 것 같지 않았다"며 "결국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법으로 세상을 바꾸는 변호사의 길을 택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로스쿨 기간에는 반올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공익단체에서 실무 수습을 하고 변호사 자격 취득 후에는 환경소송 전문기관인 녹색법률센터 상근 변호사로 근무했다.

박 변호사는 2018년 시작된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취소 소송의 담당 변호사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2050년 탄소중립'의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목표로 동료들과 함께 정책 제안 싱크탱크인 '플랜 1.5'를 설립했다. 박 변호사는 총선 지역구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선거 관련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며 "당에서 정하는 절차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