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88% "'비자금 의혹'은 총리 책임"…기시다 지지율 22.5%

산케이·FNN 여론조사…3개월 연속 내각 지지율 최저치 경신
일본인 10명 중 9명꼴로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정식 명칭 '세이와정책연구회')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자민당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 책임이 있다고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우익 성향 산케이신문은 민영방송인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 함께 지난 9∼10일 진행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책임을 묻는 문항에 '많이 있다'와 '약간 있다'를 합한 수치가 87.7%였다고 11일 보도했다.

최근 5년간 1천만엔(약 9천70만원)을 넘는 비자금을 챙긴 의혹을 받는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의 대응에 대해서는 87.4%가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장관은 정례 기자회견과 국회 등에서 비자금 의혹과 관련된 질문에 "답변을 삼가고자 한다", "적절하게 대응하고자 한다"는 식의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해 비판받았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도 비자금 의혹 관련 질문에 "제 정치집단(아베파)에 대해 자세히 조사해 적절히 대응하고자 한다"고 언급한 뒤 "주어진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경질설에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88.3%는 정치자금과 요직을 나누는 자민당 파벌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한편,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전달 11∼12일 조사보다 5.3%포인트 하락해 정권 출범 이후 최저치인 22.5%를 기록했다. 산케이와 FNN 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최근 3개월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지난달보다 3.1%포인트 상승한 71.9%였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주요 언론 조사에서 대부분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까지 떨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