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초전도체 사태 "모두 욕심이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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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제1저자 놓고 내부 갈등상온 상압 초전도체 주장 물질을 개발했다고 주장한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사진)의 논문 온라인 공개에 대해 고려대 연구진실성위원회가 “연구 윤리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대 "연구윤리 위반 아냐"
초전도성 여부는 판단 안 해
네이처·사이언스 게재 거절
이석배 "연구진 욕심이 앞섰다"
연구진 내부 갈등으로 자체 해결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위원회는 다만 LK-99의 초전도성 등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권 연구교수는 11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R&D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위원회로부터 이같이 통지 받았다고 밝혔다.
권 연구교수는 지난 7월 22일 논문 사전공개사이트 아카이브에 상온 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물질 ‘LK-99’ 제조법이라며 관련 논문을 공개했다.
논문 저자는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김지훈 연구소장, 권 연구교수 세 명이 등재됐다.그로부터 약 2시간 뒤에 김현탁 윌리엄앤메리대 연구교수는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 등을 추가해 총 6명이 저자로 등재된 동일한 내용의 논문을 추가로 공개했다.
김 연구교수는 권 연구교수가 다른 저자들의 동의 없이 논문을 무단으로 공개해 연구부정 행위 및 부적절한 집필행위를 저질렀다며 고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 제보했다.
고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저자 자격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권 연구교수가 논문 발표의 우선권을 확보하기 위해 서둘러 소수의 저자를 등재한 논문을 발표했다는 김 연구교수의 주장에 대해선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없음”이라고 결론 내렸다.고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는 “(연구에 참여한) 김현탁, 권영완 모두 욕심이 앞서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권 연구교수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2021년부터 투고를 하고 데이터를 다섯 차례에 걸쳐 보강했으나 최종 거절 됐다”라고 말했다.
권 연구교수는 “이석배, 김지훈, 권영완이 이를 개발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온라인 공개했다”고 설명했다.한편 국내 학계를 중심으로 구성된 ‘LK-99 검증위원회’는 초전도성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LK-99 검증위는 지난 9월 5차 브리핑을 통해 “각 기관의 재현 실험 결과 초전도 특성을 보여주는 사례는 없다”고 했다.
기관별 재현시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상온에선 전기적으로 부도체의 특성을 갖고 있는 강자성 물질이라고 했다.
LK-99 검증위에는 서울대 복합물질상태연구단, 고려대 초전도 재료 및 응용 연구실, 성균관대 양자물질 초전도 연구단, 경희대 에너지소재양자물성연구실, 부산대 양자물질연구실, 성균관대 전자활성에너지소재연구실, 한양대 고압연구소, 포스텍 물리학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등이 참여했다.LK-99 검증위의 재현 실험에서 초전도성이 확인되지 않는 현재 상황에 대해 권 연구교수는 “논문에서 제시한 화학식에 맞춰 제대로 합성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