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누르면 스노타이어로 변신…현대차·기아, 신개념 기술 공개

형상기억합금에 전류 가하면
타이어 밖으로 돌출 '체인 역할'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눈이 올 때 버튼만 누르면 기존 타이어를 스노타이어로 바꿔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겨울철 눈길에서 스노체인을 장착하거나 해제하는 불편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11일 형상기억합금을 활용한 스노체인 일체형 타이어 기술을 공개했다. 형상기억합금으로 이뤄진 모듈이 평상시엔 휠과 타이어 내부에 숨어 있다가 전기 신호를 받으면 타이어 바깥으로 돌출돼 스노체인 역할을 하는 원리를 활용한 기술이다. 운전자는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스노체인을 장착하거나 해제할 수 있게 된다.회사 관계자는 “기존 스노체인은 장착과 해제 모두 복잡해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신기술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스노체인 일체형 타이어 개발 과정에서 형상기억합금에 전류를 가하면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가려는 특성을 이용했다. 이 기술이 적용된 휠과 타이어의 외관을 보면 피자를 조각낸 모양처럼 일정 간격으로 홈이 만들어져 있는데, 그 안엔 형상기억합금으로 제작된 모듈이 하나씩 들어가 있다. 일반 주행 시엔 용수철의 힘에 밀려 모듈이 내장돼 있다.

운전자가 기능을 활성화하면 전류가 가해져 형상기억합금이 원래 모양으로 변하면서 타이어 밖으로 모듈을 밀어내 스노체인처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구조는 겨울철 안전 주행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타이어 마모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때문에 타이어 교체 주기를 파악하는 데도 용이하다는 설명이다.현대차·기아는 신기술 관련 특허를 한국과 미국에 각각 출원했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기술 개발 고도화와 내구성, 성능 테스트를 거쳐 양산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