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1호 인재' 박지혜 "화력발전 줄여 기후위기대응 정상으로"(종합)

연천 양장점 딸, 경기과고·서울대 출신…기업 다니다 늦깎이 로스쿨행
"오송지하차도 사고도 근본원인은 기후위기"…출마여부에 "당 절차에 협조"
14일에는 2호 '경제' 인재 발표 예정…류삼영·박정훈·임은정도 영입 물망
더불어민주당이 11일 내년 총선 '영입인재 1호'로 기후·환경 전문 변호사인 박지혜(45) 변호사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재명 대표가 위원장인 민주당 인재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인재 영입식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행사에서 "기후 문제는 이제 생존의 문제, 최고의 경제 문제, 우리의 미래 문제가 됐다"며 박 변호사를 소개했다.

이 대표는 "산업 체제도 기후변화에 맞춰 완전하게 바꿔가야 한다. 그중 핵심인 에너지 정책도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어렵지만 그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가 망가뜨린 기후 위기 대응 기반을 정상으로 돌려놓겠다"며 "화력발전을 빠르게 줄이고 탄소중립의 길로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 변호사는 "온 국민이 가슴 아파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태도 근본적 원인은 기후 위기"라며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에 역행하는 정부 정책을 보며 기후 변호사로서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치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양장점 운영자의 딸로 태어난 박 변호사는 어려서부터 수학과 과학에 큰 흥미를 느껴 경기과학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과학고에 갈 때만 해도 장래 희망은 엔지니어였지만,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 제인 구달 박사의 전기를 읽고는 환경 문제에 빠져들었다.

박 변호사는 과학고 졸업 후에는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경영학 학사를 졸업했다. 조선 엔지니어가 되기에 좋은 학력이었지만, 이내 환경 전문가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스웨덴 유학길에 올랐고 룬드대학교 환경경영 및 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스웨덴 유학에서 돌아와서는 환경 컨설팅사 에코프론티어 선임연구원으로서 기업들을 대상으로 환경경영과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컨설팅 업무를 했다.

이어 SK텔레콤에서 영입 제의를 받아 2007∼2014년 회사 CSR 담당자로 일했다.

SK텔레콤을 다니던 중 변호사 자격이 있으면 기업에 사회책임경영을 촉구하는 공익활동을 더 전문성 있게 해낼 수 있겠다고 생각한 박 변호사는 아이가 돌이던 때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했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환경 문제에 책임을 다하려 했지만, 세상은 별로 변하는 것 같지 않았다"며 "결국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법으로 세상을 바꾸는 변호사의 길을 택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2018년 시작된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취소 소송의 담당 변호사로 나섰고 지난해에는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2050년 탄소중립'의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겠다며 동료들과 정책 제안 싱크탱크인 '플랜 1.5'를 설립했다.

박 변호사는 총선 지역구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당에서 정하는 절차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당 인재위원회는 오는 14일에 2호 영입 인재를 공개할 예정이다.

인재위 간사인 김성환 의원은 이날 행사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두 번째 영입 후보의 콘셉트는 경제"라고 귀띔했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사직한 류삼영 전 총경, '채상병 사건' 전 수사단장인 박정훈 대령, 검찰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 온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도 검토 후보군에 올라 있다. 김 의원은 "이분들은 윤석열 정부에서 사실상 탄압받은 사례"라며 "인재 영입 후보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그분들을 많이 원하고 국민추천제 추천 후보로 상당히 접수된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