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총선 불출마 시사…국힘 '주류 희생' 현실화하나

張 "이제 잠시 멈추려 한다"

김기현 "기득권 내려놓겠다"
공관위 구성 후 결단할 수도
사진=연합뉴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불출마를 시사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장 의원은 이날 부친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 산소를 찾아 성묘하는 사진과 함께 “아버지 산소를 찾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벌써 8년이 지났다”며 “보고 싶은 아버지! 이제 잠시 멈추려 합니다”라고 썼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버지가 주신 신앙의 유산이 얼마나 큰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며 “아버지의 눈물의 기도가 제가 여기까지 살아올 수 있는 힘이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고 적었다. 이어 “아무리 칠흑 같은 어둠이 저를 감쌀지라도 하나님께서 더 좋은 것으로 예비하고 계신 것을 믿고 기도하라는 아버지의 신앙을 저도 믿는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여당 내에서 주류의 희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장 의원이 불출마 결단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왔다.장 의원이 물꼬를 트면서 혁신위원회가 요구한 지도부·중진·친윤계의 불출마, 험지 출마가 현실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혁신위는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에 ‘희생 요구안’을 포함한 6건의 혁신안을 종합 보고했다. 김기현 대표는 최고위 첫머리 발언에서 “당 혁신위는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부분을 짚고 제안해줬다”며 “일부 현실 정치에 그대로 적용하기에 까다로운 의제가 있으나 그 방향성과 본질적 취지엔 적극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비롯한 우리 당의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로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 대표의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 선언도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김 대표의 결단 시기는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역구는 포기하더라도 내년 4월 총선을 현 지도부 체제로 치르는 것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회의에서 “혁신위의 소중한 결과물이 조만간 구성 예정인 공천관리위원회를 포함한 당의 여러 공식 기구에서 질서 있게 반영되고 추진되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날도 김 대표 거취를 두고 갈등이 이어졌다. 전날까지 김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됐다면 이번에는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대표를 옹호하는 주장이 터져 나왔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