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행정망 위협에 수도 방호대책은…서울시 안보포럼

지자체 첫 안보포럼 시리즈 두번째…북 전자기파 위협·방호수준 공유
오세훈 "시민 생명직결 안보 최우선 가치…수도 서울 방호태세 튼튼히"
북한의 핵·전자기파(EMP) 위협이나 전국적인 행정망 마비 사태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수도 서울의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지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대응 방안을 점검하는 자리가 12일 마련된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에서 '북 EMP 위협과 서울 도시기능 유지방안' 안보포럼을 개최한다.

지난달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전시 방호대책 안보 토론회를 연데 이은 서울시 안보포럼 시리즈 두 번째 행사다.

포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을 비롯해 서울 통합방위협의회 위원, 안보정책자문단, EMP 분야 국내 전문가와 민간 기업 임원진 등 150여명이 참석한다. 이날 토론 발제자로 나선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은 사전 공개한 발표 자료에서 "전술핵 개발, 핵EMP 등 북핵 위협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전원·통신·데이터 등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방호력 향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를 야기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배터리 화재 사고에서 알 수 있듯 도심의 대형 데이터센터는 여전히 화재, 도난, 해킹, 재난에 취약한 상황이라는 게 이 실장의 진단이다.

이 실장은 "우선순위를 판단해 핵심 시설에는 순차로 EMP 방호기능을 갖추도록 하고 신속한 복구체계를 동시에 구비해 방호력을 증강하고 구축 비용 절감을 도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EMP 위원회 설립, 현대전 양상을 고려한 도시형 방호체계용 K-인프라 시제품 개발과 주요시설 시범 적용 등을 골자로 한 '서울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 실장은 "K-인프라 개발로 EMP 방호는 물론 전쟁·테러·재난·사고를 동시에 대비할 수 있다"며 "아울러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서울'을 상징하는 K-인프라를 수출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유용원 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 민경령 스페이스앤빈 대표, 손창용 국립전파연구원 전파환경안전과장, 최낙중 전 국군지휘통신사령관 등이 EMP의 세계적 동향과 핵·비핵 EMP의 위협에 대한 서울시 차원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오 시장은 2011년 재임 당시에도 시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수도방위사령부 산하 방패교육대 유격훈련장에 입소해 하루 종일 유격훈련을 받는 등 안보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당시 오 시장은 실전 모의훈련에도 직접 참여해 현대전의 대표적 양상인 시가전 상황에서 공격조와 방어조로 나눠 건물 2개를 사수하고 상대조를 공격하는 훈련 중 훈련탄을 맞아 찰과상을 입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군 장교 출신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 때는 "적어도 국가 기간 시설은 EMP 공격에 방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EMP 공격에 대한 방호체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또 지난달 1차 안보포럼에서 최첨단 과학기술이 가져온 무기체계의 변화와 안보 상황의 변화를 시리즈로 다뤄 서울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오 시장은 "최첨단 과학기술과 전기·통신·데이터 등이 초연결된 수도 서울에서 도심 주요시설이 마비되었을 때를 가정한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천만 시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안보를 최우선의 가치로 챙긴다는 마음으로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안보 상황의 변화를 주시해 시민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드리고 수도 서울의 방호태세를 더욱더 튼튼하게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