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는 남자만?…성균관 "제사상 이어 장례식도 현대화해야"(종합)

성균관유도회총본부,
내년 '상례 바로알리기' 사업 추진

시대 반영한 상례 현대화 권고안
내년 가을께 발표 계획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에 전 안 부쳐도 됩니다” “제사상 차릴 때 ‘홍동백서’ 따질 필요 없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차례, 제례 등 의례 간소화 방안을 발표해온 성균관 유생들이 내년에는 장례식을 비롯한 ‘상례 현대화 권고안’을 발표한다.

12일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는 서울 인사동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전통제례 바로알리기 후속 사업으로 ‘상례 현대화 권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자 등 자문위원들과 일반인 설문조사 등 논의를 진행해 내년 가을께 권고안을 공개한다는 구상이다.위원회 측은 “유교경전 등을 고증해 유교 상례의 본질을 파악하는 동시에 현대적 가치를 반영한 유교의 상례를 알릴 것”이라며 “돌아가신 분을 기리는 마음에 집중하는 상례문화를 기대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권고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논의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유교 상례의 본질에 걸맞는 절차를 알리고 현대인들도 유교 의례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에 잘못 알려진 유교 전통 예시로는 상복 색깔이 있다. 오늘날 검은색 상복이 보편화돼있지만, 최영갑 위원장은 “우리는 전통적으로 길한 일에는 검은색을 쓰고, 흉한 일에는 흰색을 쓴다”고 설명했다. 전통을 정반대로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이날 간담회에서는 상주를 남자만 맡도록 하는 관습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부모가 돌아가셨을 경우 맏이가 딸이면 사위나 동생인 아들이 상주 역할을 하도록 했다. 성차별에 민감한 젊은이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관습이다. 최 위원장은 “유교 의례가 과거 남성중심적으로 이뤄진 부분이 있다”며 “현대 사회에 맞는 방향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2022년 추석 차례를 시작으로 '전통제례 바로알리기' 사업을 추진해왔다. 올해는 제례 권고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상례, 혼례, 관례 등 전통의례를 바로알리기 위한 연구와 캠페인을 지속할 계획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