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 바꾸니 호텔서 수건 재사용하는 사람들 확 늘어 [책마을]

[arte] 책 리뷰


박귀현 지음
심심
284쪽 / 1만8800원
'어떻게 하면 호텔 수건을 매일 교체하지 않을 수 있을까?' 미국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한 호텔의 의뢰로 투숙객에서 수건 재사용을 유도할 효과적 메세지를 고심했다. 환경보호와 더불어 호텔의 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치알디니의 실험 결과, "환경보호를 위해 수건을 재사용해주세요"라는 메시지보다 "70%의 손님이 수건을 재사용하고 있습니다"는 메시지를 썼을 때 수건 재사용률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출간된 <집단의 힘>은 이처럼 '개인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집단의 힘'을 탐구한다. 저자는 조직심리학자 박귀현 호주국립대 경영학과 부교수로, 산업 및 조직 심리학과 조직행동을 주로 연구해왔다.'집단에 영향을 받는 개인'에 대해 말하다 보면 이런 실망스러운 마음도 든다. '그렇다면, 내가 내 생각과 결단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결국 집단의 결과물일 뿐이란 말인가?'

저자는 이런 마음까지 내다본 듯 책 도입부에서 "실망하지를 바란다"며 "개인 심리와 집단 심리를 구분하고, 집단이 개인에게, 개인이 집단에게 미치는 영향을 아는 것만으로도 좀 더 분별력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집단의 힘이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해야 팀이나 조직 구성원들이 토론을 할 때 의견이 한 쪽으로 쏠리거나 의사결정 과정이 산으로 가는 걸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책은 "집단심리학은 우리가 대세에 쉽게 휩쓸려가지 않고 분별력을 가지도록 불을 깜박여 주는 신호등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팀워크'는 인류가 갖고 있는 가장 오래된 심리적 자질이다. 저자는 "이 책이 보다 혁신적으로 협력적인 팀을 운영하고 싶어하는 리더에게 실용적인 지침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