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아메리칸 오일 붐'…美 원유 생산 사우디의 1.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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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일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산 원유의 범람으로 국제 유가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석유 시추 관련 인허가를 내주고 있어 당분간 원유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의 독주가 지속될 전망이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의 하루 석유 생산량이 1320만 배럴로 2019년 11월 기록한 일일 1300만배럴을 넘어섰다. 연평균 일일 생산량도 129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0년 전에 비해선 두 배 수준의 연간 생산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산 원유의 대규모 공급으로 벤치마크 유종인 북해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초가을 배럴당 90달러에서 최근 7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과거 원유를 가장 많이 생산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유가 상승을 노리고 생산을 줄인 탓에 미국은 압도적인 생산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미국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1310만 배럴로 사우디(890만배럴)의 1.5배에 이른다. 전쟁 비용을 조달하려고 시설을 최대로 가동 중인 러시아(990만배럴)의 생산량 역시 대폭 웃도는 수준이다.
내년 미국의 원유 생산량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엑슨모빌은 이달초 내년 원유 탐사와 생산 시설 등 투자 예산을 연간 270억달러로 올해보다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엑손모빌은 셰일가스 기업 파이오니어내추럴리소스를 60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전방위로 생산 확대에 나섰다. 셰브런과 옥시덴탈 역시 석유 기업 인수를 단행하는 등 생산 경쟁에 뛰어들었다. 사우디와 UAE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에도 감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반사이익을 노린 미국 기업들의 투자 열기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까지는 친환경 정책을 강조했던,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대규모 원유 시추 인허가를 내주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알래스카 윌로우 유전을 비롯해 17개의 대형 석유 시추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생물다양성센터는 이들 유전에서 누적 32억t 이상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 사회도 미국의 석유 생산 붐을 막지 못할 전망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이날까지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8차 당사국총회(COP28)에서 화석연료 폐지 합의에 실패했다. 술탄 아메드 알 자베르 UAE 국영 석유회사(Adnoc) 최고경영자(CEO)는 "석유 및 가스 추출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폐기하는 대신 업계와 협력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 역시 "석유 및 가스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배출가스 제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지구 온난화 방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마이클 라자루스 스톡홀름 환경연구소 선임 과학자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2050년까지 미국의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이 해마다 기록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스러운 전망이 나온다"며 "미국이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동참하지 않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의 하루 석유 생산량이 1320만 배럴로 2019년 11월 기록한 일일 1300만배럴을 넘어섰다. 연평균 일일 생산량도 129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0년 전에 비해선 두 배 수준의 연간 생산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산 원유의 대규모 공급으로 벤치마크 유종인 북해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초가을 배럴당 90달러에서 최근 7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과거 원유를 가장 많이 생산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유가 상승을 노리고 생산을 줄인 탓에 미국은 압도적인 생산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미국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1310만 배럴로 사우디(890만배럴)의 1.5배에 이른다. 전쟁 비용을 조달하려고 시설을 최대로 가동 중인 러시아(990만배럴)의 생산량 역시 대폭 웃도는 수준이다.
내년 미국의 원유 생산량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엑슨모빌은 이달초 내년 원유 탐사와 생산 시설 등 투자 예산을 연간 270억달러로 올해보다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엑손모빌은 셰일가스 기업 파이오니어내추럴리소스를 60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전방위로 생산 확대에 나섰다. 셰브런과 옥시덴탈 역시 석유 기업 인수를 단행하는 등 생산 경쟁에 뛰어들었다. 사우디와 UAE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에도 감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반사이익을 노린 미국 기업들의 투자 열기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까지는 친환경 정책을 강조했던,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대규모 원유 시추 인허가를 내주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알래스카 윌로우 유전을 비롯해 17개의 대형 석유 시추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생물다양성센터는 이들 유전에서 누적 32억t 이상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 사회도 미국의 석유 생산 붐을 막지 못할 전망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이날까지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8차 당사국총회(COP28)에서 화석연료 폐지 합의에 실패했다. 술탄 아메드 알 자베르 UAE 국영 석유회사(Adnoc) 최고경영자(CEO)는 "석유 및 가스 추출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폐기하는 대신 업계와 협력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 역시 "석유 및 가스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배출가스 제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지구 온난화 방지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마이클 라자루스 스톡홀름 환경연구소 선임 과학자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2050년까지 미국의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이 해마다 기록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스러운 전망이 나온다"며 "미국이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동참하지 않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