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스아이바이오,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임상 1상 결과 발표

PHI-101 1상 결과 발표…종합 완전관해율(CCR) 60%
FLT3 유전자 변이 환자 60%가 약물 치료 효능 보여
“신속한 신약개발 관건인 희귀질환치료제 조기상용화 목표”
윤성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왼쪽)와 파로스아이바이오 한혜정 미국법인 대표가 9~1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혈액학회(ASH)에 참석했다. 파로스아이바이오 제공
파로스아이바이오는 미국혈액학회(ASH)에 참가해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PHI-101’의 임상 1a·b상 연구결과를 공개했다고 12일 밝혔다.

미국혈액학회는 지난 12월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혈액암 분야 학술행사다.PHI-101 임상 1상은 다른 치료제 사용 후 재발했거나 불응한 AM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임상 결과 모든 용량에서 내약성이 우수하고 투여 제한 독성(DLT)이 발생하지 않았다.

임상 1b상은 확장 권장 용량(RDE)인 160mg 단일 요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평가 가능한 환자의 60%가 종합 완전관해를 보였다. 종합 완전관해란 완전관해(CR)와 불완전한 혈액학적 회복을 동반한 CR(CRi), 형태학적 백혈병이 없는 상태(MLFS)를 포함한 수치다.

특히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이번 발표에서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의 미도스타우린으로 치료 후 재발한 68세 남성 환자 사례를 공개했다. 이 환자는 PHI-101을 지속적으로 투여해 최종 CR 판정을 받았고 약 3주 경과 후 동종조혈모세포이식(HSCT)이 진행됐다.흔히 ‘골수이식’으로 알려진 조혈모세포이식은 암세포가 제거된 후 자기 또는 타인의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건강한 혈액 기능을 회복하는 적극적 AML 치료법이다. PHI-101 약물 치료로서 혈액암 세포인 골수아세포를 5% 미만으로 줄여 조혈모세포이식이 가능하게 됐다.

이밖에 PHI-101 투여를 통해 종양 크기가 줄거나 사라지는 객관적 반응률(ORR)은 80%로 나타났다. FLT3 돌연변이 환자에 대한 객관적 반응률은 60%다. AML 환자의 약 30~35%가 FLT3 유전자 변이가 있는데 이들은 생존율이 약 2배 낮고 재발 위험은 높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내년 상반기 PHI-101의 임상 1상 시험을 종료하고 하반기에 미국, 호주, 국내에서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2025년경 PHI-101의 임상 2상이 마무리되면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 제도’를 통해 조건부 품목 허가를 신청해서 조기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PHI-1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국내에선 올해 8월 두 차례에 걸쳐 AML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을 받았다.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은 생명이 위급하거나 중대한 상황이지만 적절한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 사용을 허가하는 제도다.

한혜정 파로스아이바이오 미국법인 대표는 “PHI-101이 차세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의 가능성을 입증하며 글로벌 무대와 학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뜻깊게 생각한다“며 “치료 대안이 절실한 희귀 혈액암 환자들을 위해 조속히 상용화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