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법원장 추천제' 투표 없앤다

사법 포퓰리즘 비판에 손질 추진
조희대 신임 대법원장이 취임 후 첫 법관 인사를 앞두고 사법 포퓰리즘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손질한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내년도 법관 인사에서 법원장 후보 추천제의 기틀은 유지하되, 일선 법원 판사들의 투표 절차를 생략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투표 대신 대법원 산하 법원장 인선 자문위원회에 판사들이 후보자를 추천해 지방법원 단위가 아니라 전국 단위로 후보군을 추천받는 방식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는 오는 15일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김명수 전 대법원장 재임 기간 도입된 법원장 후보 추천제는 대법원장이 각 법원 판사가 투표를 통해 추천한 후보 2∼4명 중 1명을 택해 법원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대법원장 권한 분산과 사법행정의 민주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사법 행정에 인기 영합주의를 도입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도 지난 5일 인사청문회에서 “여러 폐단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개선해야 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 제도가 아예 폐지될 경우 대법원장 권한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대법원 역시 당장 제도를 폐지하거나 대대적으로 수정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제도 중 생략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 같은 개선 방식은 내부 결재로 ‘법원장 후보 추천제의 운영 등에 관한 예규’를 개정하면 되기 때문에 절차도 간소하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