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예술가] 佛서 러시아 발레단 창립…'세기의 흥행사' 댜길레프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세기의 흥행사.’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에서 ‘발레 뤼스’ 창립을 주도해 유럽에 러시아 발레 돌풍을 일으킨 세르게이 파블로비치 댜길레프(1872~1929)를 일컫는 말이다.러시아 페름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댜길레프는 1899년 러시아 황실 극장 감독의 특별 어시스턴트, 1900년엔 황실극장의 연간 공연 책임자가 되면서 발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문화 기획자와 흥행사로서의 재능은 미술 분야에서 먼저 꽃피웠다. 1905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 초상 화가들의 전시를 주최했고, 다음 해 파리에서 전시회를 열고 러시아 미술을 소개했다.

그는 파리에 본거지를 마련하고 전시뿐 아니라 음악과 발레 등 공연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1907년 러시아 음악 콘서트, 1908년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 공연을 주최한 데 이어 1909년 러시아 발레를 뜻하는 발레 뤼스란 이름의 발레단을 창립한다. 안나 파블로바, 바슬라프 니진스키 등 최고의 젊은 러시아 무용수가 참여한 이 발레단은 그해 5월 19일 열린 첫 공연으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안무가로는 미하일 포킨과 레오니드 마신 등이 활약했다.

댜길레프와 공동 작업한 가장 유명한 작곡가는 이고리 스트라빈스키다. 그의 3대 발레 음악으로 불리는 ‘불새’(1910) 등이 댜길레프의 손을 거쳐 발레 뤼스 무대에 올랐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