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인력 구조조정 나선 글로벌 완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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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리포트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내년 자동차 업황 둔화에 대비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분 매각과 인력 감축, 비핵심 사업 축소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쏟아붓겠다는 구상이다.
업황 둔화에 유동성 확보 총력
도요타, 덴소 지분 매각 추진
현대차는 러 공장 처분 검토
폭스바겐·스텔란티스 등 감원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판매량 1위 자동차회사인 도요타는 연말까지 부품 자회사 덴소 지분 5~8%가량을 매각해 47억달러(약 6조183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요타는 덴소 지분 24.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이번 지분 매각이 진행되면 10여 년간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이뤄진 자산 매각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도요타는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전기차 생산 확대에 투입할 계획이다.세계 2위 업체인 폭스바겐은 2026년까지 100억유로(약 14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대대적인 감원에 나서기로 했다. 폭스바겐은 당초 2029년까지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전기차 수요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결국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회사 측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위해선 비용 절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업체의 사정도 비슷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사실상 멈춰선 러시아 공장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 10월 사무직 직원 64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에도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2025년까지 고정비용 20억달러(약 2조6270억원)를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자동차 부품 업계도 강도 높은 비용 절감에 나섰다. 콘티넨탈은 2025년까지 6개 사업부를 5개로 줄이고, 직원 4000~6000명가량을 감원할 계획이다. 미쉐린은 사업 구조조정을 위해 독일 사업장 폐쇄를 발표했다. 파나소닉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자동차 부품 자회사인 오토모티브시스템즈를 사모펀드(PEF)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완성차 및 부품 업계에선 당분간 관련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움직임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전기차 수요 감소 우려 등으로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