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보고 만져보는 아트페어? 지루해진 컬렉터에 주는 선물" [마이애미 아트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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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마이애미를 바젤과 파리로 수출한 여인"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원합니다. 세상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숨은 디자이너들의 톡톡 튀는 작품들은 아트페어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하죠."
제니퍼 로버츠 '디자인 마이애미' CEO 인터뷰
2005년 마이애미 해변에서 시작된 부티크 아트페어 '디자인 마이애미'를 유럽으로 수출한 제니퍼 로버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디자인 마이애미는 아트바젤이 마이애미에 상륙한 뒤 지역 내 도시 개발 전문가인 크레이그 로빈스와 지역 내 큰손 컬렉터들, 갤러리가 합심해 만든 소규모 위성페어였다. 2015년 디자인 마이애미에 합류한 로버츠는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다. 뉴욕 출신의 로버츠는 호바트앤스미스칼리지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런던 크리스티, 잡지사 편집장과 대표 등으로 일한 미술계 경력자. 3년 전 바젤에 진출했고, 올해 아트바젤 파리에서 데뷔해 호평을 받았다. "디자인이 '감상만 해야 하는 미술'과 다른 점은 삶 속에서 경험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때론 정치사회적으로 해석을 해야만 그 가치를 인정 받는 그림과 달리, 디자인 작품들은 정치적으로도 중립적이죠. 언어와 상관 없고, 인류 모두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요."그가 디자인 마이애미에 합류한 뒤 가장 먼저 내세운 건 '단지 이 페어를 보기 위해 여행할 이유를 만들어주자'는 것이었다. 마이애미에서만, 파리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포인트를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 그렇게 올해 아트바젤 파리에서 열린 1회 '디자인 마이애미 파리'에서 그는 파리의 상징이자 샤넬을 키운 칼 라거펠트의 생전 자택 '호텔 메종'을 전시 장소로 구했다.디자인 마이애미엔 20~60개 정도의 갤러리가 참여한다. 수백 개의 갤러리를 공장처럼 줄 세우는 페어가 아니다. 규모는 작지만 16명의 스태프들이 하나의 페어를 위해 참여 갤러리, 작가들과 소통하고 고민하는 시간은 훨씬 길다. 이름난 아트페어에 가면 대형 갤러리들마다 '블루칩 작가'의 비슷비슷한 작품을 하나쯤 내세우고 있는 장면이 디자인 마이애미엔 없다.
"동시대 장인들을 발굴한다는 것, 누구나 와서 마음껏 누워보고 만져볼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만든다는 것은 힘들지만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올해도 인도의 장인들로 구성된 갤러리의 첫 부스 참여가 있었죠."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작품들, 하나하나 공 들인 개성 넘치는 부스들이 늘어나면서 "아트바젤 보러 왔는데, 돈은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다 쓴다'는 얘기도 업계에서 나온다. 미술계와 미디어에서 경력을 쌓은 이들이 함께 하면서 디자인 마이애미는 매년 특별한 큐레이션과 후원 작품들로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명성도 얻었다.마이애미의 대표적인 명품 거리가 된 디자인 디스트릭트의 창업자인 로빈스가 디자인 마이애미의 이사회 의장인 만큼 상업공간과의 협업도 원활하다. 올해도 이들이 후원한 작가 라라 보힌크의 작품이 마이애미 아트위크 기간 내내 명품거리 곳곳과 디자인 마이애미 전시장 앞을 화려하게 장식했다.그는 아시아로의 확장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한국의 디자이너와 작가들의 수준과 열정이 뛰어난 데 비해 아직 미국과 유럽 시장에는 비교적 덜 알려졌다는 게 그 이유다.
마이애미=김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