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 정치 한계 느꼈다"…홍성국·이탄희 불출마

洪 "1인 싱크탱크 역할하겠다"
李 "준연동 비례제도 유지" 촉구

"집단논리에 목소리 제대로 못내"
홍성국
홍성국·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내 대표적 ‘경제통’인 홍 의원은 후진적 정치 구조 속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정계 퇴진을 선언했고, 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당의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 반대를 요구하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각각 다른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외부 영입인재 출신인 이들이 운동권 출신과 계파 중심의 여의도 정치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년간 국회의원으로서 양극화 해소, 저출생·고령화, 국민연금·건강보험 개혁 등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노력했지만 지금의 후진적 정치 구조가 갖고 있는 한계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나라의 미래 비전을 만드는 ‘미래학 연구자’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원으로 활동을 이어가며 정책을 개발해 당과 사회에 제안하는 ‘1인 싱크탱크’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탄희
같은날 회견을 연 이 의원은 21대 총선에 적용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위성정당 방지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겠다”며 “선거법만은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8일에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요구하며 현 지역구인 경기 용인시정 불출마 및 지역위원장 사퇴를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호소에도 민주당 지도부가 선거의 유불리를 이유로 병립형 비례제 복귀를 시사하자 전면 불출마 카드까지 꺼냈다는 해석이 나온다.홍 의원과 이 의원은 모두 지난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입당한 영입인재 출신이다. 애널리스트 출신인 홍 의원은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 사장을 지냈고, 이 의원은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내부 고발한 전직 판사다.

정치권에서는 외부수혈 영입인재 출신 의원들이 당내 집단 논리에 밀려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정치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입인재 출신인 한 초선 의원은 “민간에서 경험한 현장의 문제를 기반으로 고민 끝에 낸 핵심 법안들이 뒷전으로 밀리고, 계파적 이익과 선거용 정치공학이 담긴 법안들이 당론으로 채택되는 일이 반복되면 정치활동에 대한 회의감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