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는 엔지니어이기 전에 예술가 …우리의 예술 지원 당연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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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 인터뷰“많은 이들은 페르디난트 포르쉐가 엔지니어였다고 말하지만, 그는 엔지니어이기 전에 한 명의 예술가였어요. 그는 단순히 멋있는 차를 만드는 걸 넘어, 자신이 평생 꿈꿔온 하나의 예술작품을 실현한다는 마음으로 이 일에 엄청난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었습니다. 그의 정신을 떠올려보면 우리가 누군가의 꿈과 예술을 지원하는 데 앞장서는 건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오늘날의 우리를 만든 원동력 그 자체니까요.”
포르쉐코리아 브랜드 정체성 '꿈'
문화 예술 지원 활동 앞장
서울문화재단과 손잡고…
코로나19 손실 보전부터
공공 전시 미디어아트까지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포르쉐코리아가 2017~2022년 자체 사회공헌 프로그램 ‘두 드림(Do Dream)’을 통해 후원한 금액은 총 58억6000만원. 그중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게 바로 문화 예술 지원 활동이다. 2021년엔 그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올해의 예술후원인대상’을 받기도 했다. 포르쉐코리아가 문화 예술 지원에 '진심'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메세나 활동에 있어 게어만 대표의 철학은 뚜렷하다. “상업적인 활동의 연장선이 아닌 브랜드 정체성, 브랜드 핵심 가치와 연결되는 사업을 찾을 것.” 그래서일까. 포르쉐코리아에선 특정 인물이나 사업에 일회성으로 큰 금액을 지원하는 소위 ‘보여주기식’ 사회공헌 활동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대중의 관심도가 떨어질지라도, 업계 종사자들의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식이다.
지난 2021년 서울문화재단과 손잡고 추진한 ‘포르쉐 두 드림 사이채움’ 사업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재정적 타격을 입은 예술인·공연예술 단체의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라서다. 게어만 대표는 “사이채움은 포르쉐의 브랜드 정체성인 ‘꿈’을 키워드로 잡고 기획한 사업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 놓인 예술가들이 꿈을 잃지 않고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현실적 도움을 주는 데서 출발했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됨에 따라 올해부턴 빈 객석에 대한 비용이 아닌 관객 초청 비용을 보전하는 것으로 체계를 변경해 지원을 이어간다. 이렇게 포르쉐코리아가 지난 3년간 사이채움을 통해 지원한 공연예술 단체는 117개, 예술인은 3000여 명에 달한다. 게어만 대표는 "메세나 활동에서 중요한 건 진정성과 지속성, 그리고 확장성"이라며 "이전까지 예술인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데만 집중했다면, 이젠 시청각·발달 장애인 등 사회적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공연 티켓을 제공해 소득 격차에 따른 문화 예술 향유 격차를 줄이는 데까지 나아가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몇 명의 예술인이 지원받고, 얼마의 손실을 보전했느냐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이들이 계속해서 예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르쉐코리아는 신진 예술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일도 놓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아트 캠페인 ‘포르쉐 드리머스 온’을 이어오고 있다. 신진 예술가의 창작 활동을 후원하고, 이들의 작품을 삼성동 무역센터에 있는 국내 최대 크기의 아티움 외벽 미디어와 서울 시내 주요 버스정류장 스마트쉘터 등에 공공 전시하는 미디어아트 사업이다.
게어만 대표는 “포르쉐의 모든 캠페인은 단순히 예술인 활동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궁극적으론 이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일상에서 예술을 쉽게 접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창의성을 발견 또는 발휘하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예술에는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같은 감정을 느끼고, 영감을 주고받도록 하는 힘이 있습니다. 함께 공유하는 문화와 예술이 많아질수록 구성원 간 연대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예술은 누군가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고, 그 자체가 희망이 되거나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예술가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이유이자, 여러 형태의 예술이 사회에 계속해서 노출되도록 하는 이유입니다.”
그에게 앞으로의 메세나 활동 계획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전방위적으로 문화 예술 지원범위를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목마릅니다. 아직도 지원할 문화 예술 분야는 넘쳐나고,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으니까요. 앞으로 더 많은 예술인이 꿈을 이루고, 더 많은 사람이 예술과 문화를 가까이 접하며 긍정적 영향을 받도록 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