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학연에게 빅스·연기·'무인도의 디바'란…[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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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주말드라 '무인도의 디바' 강우학 역 배우 차학연
최근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무인도의 디바'는 차학연의 연기 인생 10년을 장식했던 작품이었다. 차학연은 "정말 행복하다"면서 "행운이 찾아온 작품이었고, (극 중 목하가 무인도에서 드론을 발견해 구출된 것처럼) 저에게도 드론 같은 작품이었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무인도의 디바'는 아버지의 학대를 피해 가수가 돼 섬을 탈출하고 싶었던 소녀가 불의의 사고를 겪으면서 무인도에 난파되고, 15년 만에 구조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차학연이 연기한 강우학은 무인도에서 드론을 날리며 목하(박은빈 분)를 가장 먼저 발견한 인물. 목하가 구조된 후 현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외사랑을 키워가 안타까움을 더했다.
가족과 자신이 아끼는 목하에겐 누구보다 따뜻하고, 허술한 모습을 보이지만, YNG 기자로 일할 땐 '돌아이'라 불릴 정도로 선배건, 누구건 말 한마디 지지 않고 따지고 묻는 성향에 똑 부러지는 면모까지 갖췄다.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가진 캐릭터이기에 차학연은 "매 작품 한 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작품이 없었지만, 이번엔 '과하다' 싶어질 정도로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차학연은 "저에게 그런 모습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작은 조각으로 존재했던 것들을 부풀려 표현했다"며 "우학이는 텐션이 높았다가 확 떨어지고, 감정 표현도 솔직한데, 그런 부분들이 부각되길 바랐다"고 고민했던 부분들을 전했다.
하지만 가족들과 돈독하고 끈끈한 모습은 현실의 차학연과 '무인도의 디바' 속 우학 모두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차학연은 4남매 중 늦둥이 막내로 태어났다. "큰 형과는 16살 차이가 나고, 가장 나이가 많은 조카는 올해 25살"이라고 전한 차학연은 "가족들에게도 스포일러가 될까 봐 작품에 대한 많은 얘길 나누지 못했다"며 "방송이 끝난 후엔 예비군에 가느라 가족들을 보지 못했는데, 어서 모여서 얘길 나눴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우리 가족은 우학이네처럼 늘 붙어있진 않아요.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거든요. 그런데 모일 때 가열차게 모여요. 식구들이 많아서 누구 집으로 가진 못해요. 전에 저희 집에 왔다가 조카들이 게임도 하고, 충전도 하고, 여름이라 에어컨도 켜고 하니 갑자기 전력량이 높아져 정전이 되더라고요. 펜션을 빌리거나 해야 다 같이 놀 수 있어요.(웃음)"
우학은 초반 목하가 찾는 기호가 자신이 아닌지 착각했다. 그 역시 어릴 때 기억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목하의 기호는 자기 동생 보걸이라는 걸 안 후 마음을 드러내지 않은 채 키다리 아저씨처럼 도움만 준다. 이런 우학의 모습에 몇몇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드러냈다고 전하자, 차학연은 "우학이는 고백을 하지 않아 완성된 것"이라는 해석을 전하며 "기호는 사랑하는 동생이고, 여기서 우학이 자신의 마음만 생각해서 고백하면 두 사람 모두에게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5년 서사가 서로를 향해있는데, 훼방하고 싶지 않았다"며 "개인적으로 우학이 안쓰럽긴 하지만, 정말 똑똑하고, 착하고, 배려심도 많고, 잘한 거 같다"고 칭찬해 웃음을 자아냈다.
차학연은 자신이 빅스라는 이름을 언급하는 것 자체도 미안해 하면서 "팬들에겐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제가 얘기를 하는것도 어쩌면 팬분들에게 상처가 될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빅스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차학연의 다음 작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모든 대본을 재밌게 읽는 게 문제"라는 차학연은 "아직도 해보고 싶은 장르, 캐릭터가 많다"면서 이후의 작품 활동을 기대케 했다."처음엔 아이돌로 데뷔했고, 그냥 '해볼래?'라고 하셔서, '네' 하고 임한 게 시작이었어요. 그런데 많이 부족하다는 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조금씩 준비하며 작품에 임하게 됐고. 그게 조금씩 넓혀간 거 같아요. 이전엔 준비해 간 것도 현장에선 긴장하고 떨어서 보여줄 수 없었는데, 이젠 준비한 것만큼은 보여줄 여유도 생긴 거 같아요. 또래인 배우들과 연기를 하다 보니, '한 작품을 이끄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고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