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때문에 학생들 부정행위한다?…과장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챗 GPT가 등장한 이후 학교에서 늘어나는 학생들의 부정행위에 대한 우려는 과장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미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올해 40개 이상의 미국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한 결과 학교 과제나 시험 등에서 AI를 이용해 부정행위를 해 본 적이 있다는 비율은 60∼70%였다. 이는 그동안 학생들의 부정행위와 관련한 조사 결과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2002년∼2015년 고등학생 7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부정행위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4%였다.

데니스 포프 스탠퍼드 교육대학원 박사는 "그간 AI 모델 등장으로 학교에서 부정행위가 증가할 것이라는 공포가 있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데이터에서 그런 변화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조사는 익명으로 했다"며 "학생들은 매우 솔직하게 설문에 답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퓨리서치센터가 올해 9월 26일∼10월 23일 13∼17세 14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챗 GPT를 학업에 이용해봤다는 비율은 응답자의 19%에 불과했다. 챗 GPT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67%였지만,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는 비율도 33%로 챗 GPT에 대한 인식은 크게 높지 않았다.많은 학생은 새로운 주제를 연구하는 데 챗 GPT와 같은 AI 사용을 허용해야 하고, 에세이를 쓰는 데에는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약 70%가 새로운 주제를 연구하는 데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 반면 에세이 작성에 허용돼야 한다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대다수 학생이 AI를 학교 공부와 과제 수행에 필요한 시간 단축의 도구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AI를 진정으로 배우고 싶어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부정행위를 하는 이유로는 과목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고, 과제를 할 시간이 부족하며, 성적을 잘 내야 한다는 압박감 등이 꼽혔다. 빅터 리 스탠퍼드대 교수는 "AI를 단순히 모든 것을 훼손하는 유혹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며 "학교가 AI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