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美버텍스파마, 에디타스와 1300억원 규모 특허 라이센스 계약...배경은

크리스퍼 원천특허 소송 관련 합의안일 듯
세계 첫 크리스퍼 유전자편집 치료제 ‘카스게비’를 출시한 미국 버테스 파마슈티컬스가 에디타스 메디신과 크리스퍼 유전자 기술에 대한 비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카스게비에 얽힌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 원천특허 이슈 중 일정 부분을 합의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겠느냐는 업계의 추측이 나온다.

에디타스 메디신은 13일(미국 시간) 버텍스 파마와 ‘Cas9’ 기술에 대한 비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전체 계약금액은 1억 달러이며, 에디타스는 이중 선수금(업프론트)으로 5000만 달러(약 645억원)를 받는다. 또한 2034년까지 1000만~4000만 달러 규모 라이선스 비용을 받기로 했다. 자세한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Cas9은 에디타스가 크리스퍼 원천특허를 보유한 브로드연구소(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하버드대 공동 설립)로부터 인간의약품 제조 목적으로 독점권을 받아 사용 중인 유전자 편집 기술이다.

이번 계약의 배경은 이렇다. 먼저 버텍스 파마와 크리스퍼테라퓨틱스는 CVC그룹(미국 UC버클리-오스트리아 빈대)이 보유한 크리스퍼 기술 원천특허에 기반해 카스게비를 개발했다. 문제는 지난 3월 미국 특허청이 크리스퍼 유전자편집 기술의 선발명자가 누구인지를 가리는 1심 재판에서 브로드연구소 측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는 2심이 진행 중이며 내년 결과가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카스게비가 1심에서 패한 CVC그룹 쪽 특허가 적용된 만큼 이번 계약으로 카스게비 및 향후 개발할 유전자 편집 의약품에 대한 특허 관련 문제를 일정 비용을 주고 브로드연구소 진영과 합의하려는 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크리스퍼 유전자편집 기술에 대한 원천특허 소송에는 국내 기업 툴젠도 얽혀있다. 특허청은 CVC그룹과 브로드연구소 중 어느 쪽이 선발명자인지를 가린 뒤 이중 승자와 툴젠 간 선발명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툴젠 관계자는 “크리스퍼 유전자 기술이 쓰인 의약품 임상이 전 세계적으로 76건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에 공개된 계약건 외에도 물밑에서는 원천특허와 관련된 합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툴젠 또한 상대 회사명을 밝힐 수 없지만 다양한 업체들과 관련 라이센스 합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버텍스 파마와 에디타스 메디슨의 계약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툴젠 주가는 오전 11시 10분 기준 7만40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19.73% 상승했다.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4일 11시19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