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현범 회장 "MBK 무리수…경영권 방어 준비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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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단독 인터뷰조현범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지주회사) 회장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해 “사모펀드가 무리수를 둬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이번 MBK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명성 있는 사모펀드가 무리수 둬"
"잃을 게 하나 없는 MBK…개인투자자만 손해 우려"
"준비 다 끝났다"…자금 등 경영권 방어책 마련한 듯
조 회장은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와 만나 “계약 구조상 잃을 게 하나도 없는 명성 있는 사모펀드가 무리수를 뒀다가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막대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지난달 보석 석방된 조 회장은 이날 공판에 출석했다.MBK는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18.93%), 차녀 조희원 씨(10.61%)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오는 24일까지 주당 2만원에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최소 20.35% 이상 공개매수한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MBK 측 지분은 50% 이상으로 늘어나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다.
조 회장 측은 지난 5일 공개매수가 시작된 뒤 대응을 자제했다. 우호 지분 등을 더하면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으며, 주가를 교란시켜선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조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42.03%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급등해 2만2000원 안팎을 오갔다. 이에 조 명예회장은 사재를 출연해서라도 차남인 조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회장은 당장 MBK에 맞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앞서 대항 공개매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여전히 같은 입장인지’라는 질문에 “입장은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께서 그렇게 (돈을) 내주실 필요가 있겠냐”며 “저희는 준비가 다 됐다”고 강조했다.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우리는 (경영권 방어) 준비 다 끝났다”고 말했다. MBK가 공개매수가를 올릴 경우에 대비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50% 이상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자금과 방안을 세워뒀다는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MBK의 공개매수 가격 상향 여부에 쏠리고 있다. 관련 법규정을 고려할 때 이번주까지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공개매수가격을 올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박시온/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