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설치미술가] 뉴욕 메트도 선택했다…현대미술 슈퍼스타 '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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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설치미술가 이불(59)은 한국 현대미술계의 현존하는 최고 작가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내년 건물 정면에 이불의 작품을 전시한다”고 최근 발표한 게 이 사실을 증명한다. 매년 700만 명이 찾는 뉴욕의 명물 메트로폴리탄은 매년 세계적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으로 건물 외관을 장식하는데, 한국 작가에게 작품을 의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불은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직후인 1987년부터 사회 비판과 여성주의를 주제로 한 작품들로 미술계의 이목을 끌었다.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거듭난 계기는 1997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개인전에서 벌어진 해프닝. 반짝이와 보석 등으로 장식한 날생선을 유리장 안에 넣어 시간과 후각, 죽음 등의 관계를 탐구한 작품 ‘장엄한 광채’가 지독한 썩는 냄새 때문에 철거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이불이라는 이름은 세계 현대미술계에 선명하게 각인됐다.이후 이불은 뉴뮤지엄, 구겐하임, 퐁피두센터, 모리미술관 등 해외 유수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1999년에는 베네치아비엔날레 본 전시와 한국관에 동시 출품해 특별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