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청년들에게 서울의 따뜻함을 건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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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서울 29초영화제각종 신발이 홀로 걷는 장면이 이어진다. 먼저 평범한 하얀 운동화, 다음은 발목까지 올라오는 청색 운동화, 그다음은 갈색 구두다. 각 신발이 홀로 걸을 때 주위엔 다양한 신발이 널브러져 있다. 카메라는 그런 신발 중 갈색 단화를 비춘다. 화면 오른쪽 상단 위로 ‘서울 내 은둔 고립 청년 13만명 추정(서울시 조사)’이라는 자막이 뜬다. 쓸쓸히 멈춰 있는 갈색 단화에 검정 구두가 다가가 톡톡 두드린다. 갈색 단화가 서서히 움직이더니 검정 구두와 마주 보고 선다. 자막으로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지원 사업’ 내용이 간단하게 뜬다.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이 주제
고립·은둔 청년지원 사업 다룬
석설호·김태완 감독 대상 수상
석설호·김태완 감독(일반부)이 ‘제9회 서울 29초영화제’에 출품한 ‘함께하는 서울, 동행하는 서울’이라는 제목의 영상 내용이다. 이 작품은 14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통합(일반부+청소년부) 대상을 차지했다. 청년들을 은유한 신발들로 고립되고 외로운 상황을 강렬하게 표현하며 함께하고 동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해 이번 영화제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서울시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하고 29초영화제사무국이 주관한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 10월 19일부터 11월 25일까지 공모가 이뤄졌고 접수작 가운데 7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일반부 최우수상은 박성환 감독의 ‘서울시 이대로 괜찮은가’가 받았다. 방송 뉴스 포맷을 차용해 서울시 정책을 효과적으로 알리면서 청년들의 재치 넘치는 모습을 유쾌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소년부 최우수상은 외로운 여성에게 힘이 돼 주는 서울시 정책을 공감이 가도록 표현한 김휘겸 감독의 ‘함께하는 서울’에 돌아갔다. 편의점에서 먹다가 떨어뜨린 라면 가락을 줍고, 소주를 사려다 미성년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하고, 지하철 창밖을 쓸쓸하게 쳐다보는 주인공의 연기가 일품이었다는 호평이 곁들여졌다.
젊은 연인들의 생기발랄한 모습이 인상적인 윤주한 감독의 ‘사랑이 시가 될 때’가 일반부 우수상, 산타가 햄버거를 구입할 때 학생인 디지털 안내사가 등장해 웃음을 선사하는 황연식·강다은 감독의 ‘서울 선물’이 청소년부 우수상을 받았다. 특별상은 일반부 최창규 감독의 ‘매력 넘치는 목소리’와 청소년부 손지민 감독의 ‘꿈속 여행’에 각각 돌아갔다.이날 시상식엔 이번 영화제에 출품한 감독과 이들의 가족, 친구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시상은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 현승윤 한국경제신문 경영지원실장(전무) 등이 맡았다. 아카펠라 혼성 그룹 튠에이드의 축하공연도 펼쳐졌다. 통합 대상 1000만원 등 총 2000만원의 상금과 상패 등이 수상자들에게 주어졌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