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27개국이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EU 가입협상을 개시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 도중 엑스(X) 계정을 통해 "EU 이사회(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몰도바와 가입협상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세한 협상 개시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상회의 공동성명 채택 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EU 27개국 정상들의 이날 결정은 앞서 지난달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협상 개시를 권고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우크라이나로선 작년 6월 EU 가입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은 지 약 1년 6개월 만에 'EU 울타리'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됐다.
물론 가입 협상이 정식으로 개시되더라도 실제 회원국 합류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전쟁 장기화 여파로 서방의 연대 의지가 시들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결과인 만큼 우크라이나로선 중대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EU 입장에서는 러시아에 대항해 유럽 대륙에서 EU 영향력을 넓히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이날 미셸 상임의장의 발표는 예상 밖 '깜짝 합의'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EU 가입협상 개시 문제는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대통령이 회의 시작 전부터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오르반 총리가 거부권을 철회했는지 혹은 투표 당시 회의장에서 퇴장했는지 등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날 가입협상 개시 결정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즉각 X 계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승리이자, 유럽 전체를 위한 승리"라고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