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 기대에 찬물 끼얹은 IB들…"내년에도 횡보"

국제금융센터 "일본은행 출구전략 시사에도 전망 변경 어려워"
주요 투자은행(IB)은 엔/달러 환율이 1년 뒤에도 현재와 큰 차이 없는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 전망을 바탕으로 엔화 가치 반등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지만, 실제 환율 변동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12곳의 내년 12월 말 기준 엔/달러 환율 전망치는 평균 139.33엔으로 집계됐다.

엔/달러 환율이 최근 140엔대 초반까지 내린 만큼 1년 동안 거의 횡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내년 12월 말 전망치로 150엔을 제시했다.

JP모건(146엔), 바클레이스(145엔), 웰스파고(144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HSBC(142엔) 등도 140엔 이상을 점쳤다.

아울러 BNP파리바와 씨티, 노무라가 나란히 135엔, UBS가 130엔, 스탠다드차타드가 122엔을 각각 내년 12월 전망치로 내놨다. 투자은행들은 평균적으로 내년 3월 말에는 149.89엔, 6월 말에는 146.44엔, 9월 말에는 142.75엔 등으로 엔/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전환 시사와 영향'이라는 제목의 자체 보고서에서 "향후 엔화 강세 기대가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출구전략을 추진하더라도 중기적 통화정책 경로의 변화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주요 투자은행 전망에 대해선 "기본 시나리오가 대체로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일본은행의 출구전략 시사는 환율 전망을 크게 바꾸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의 향후 금융완화 정책 방향은 오는 18일∼19일로 예정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센터는 "일본은행이 기존 전망보다 이른 시점의 출구전략을 시사하면 지난 7일과 같이 금리 상승을 동반한 큰 폭의 엔화 강세가 나타나고 그 여파가 국제금융시장에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0월 한때 엔/달러 환율이 150엔을 넘을 정도로 뚜렷했던 엔저는 최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 시사를 계기로 변곡점을 맞았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7일 "연말부터 통화정책 운용이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엔/달러 환율이 140엔대 초반까지 내린 것이다.

구체적인 마이너스 금리 종료 시점은 내년 2분기로 예상된다.

블룸버그의 12월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0%가 내년 4월을 지목했다. 일본 노사 간 임금 협상(춘투)가 마무리되는 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