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엔저 향방 판가름…"日은행 마이너스 금리 지속할 듯"

일본은행,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
"인상 서두를 이유 없어" 정책 지속 전망
사진=REUTERS
미국 중앙은행(Fed)이 비교적 뚜렷한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그널을 보낸 가운데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에서 활동하는 기관투자자들은 오는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이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일본은행 부총재를 지낸 모마 가즈오 미즈호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Fed나 유럽중앙은행(ECB)과 마찬가지로 일본은행은 앞으로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유지하면서 금리 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이달 초 “내년이 더욱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 이 발언을 마이너스 금리 해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달러당 엔화 가치가 4개월 만에 최고치인 141.6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최대한 시장을 자극하지 않을 시점에 맞춰 정책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모마 이코노미스트는 “지속적인 임금 상승 추세가 확인된다면 일본은행은 내년 4월쯤 마이너스 금리 기조를 종료한 뒤 하반기나 돼서야 단기금리(콜금리)를 소폭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일본은행은 2006년 이후 한 차례도 단기금리를 상향한 적이 없다. 단기금리를 마이너스 수준으로 끌어내려 극단적 금융 완화 정책을 도입한 건 2016년부터다.

다만 장기금리의 경우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 폭 상한선을 연 0.5%에서 연 1.0%로 올리고 이를 초과하더라도 허용하기로 하는 등 정책 수정에 착수한 상태다. 엔화 가치의 날개 없는 추락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일본은행은 저금리와 함께 국채를 무제한으로 매입해 10년물 국채 금리를 통제하는 수익률곡선 통제(YCC) 정책을 펴 왔다.

일본의 금리 정책이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행의 정책 선회 여부는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요인으로 지적된다. FT는 “정책 변화의 시점이나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 우에다 총재가 내비칠 어떠한 힌트에도 투자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짚었다.최근의 엔화 상승세에 대해선 정책 전환 시점이 Fed와 맞물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두 은행의 방향을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JP모간의 벤자민 샤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일본은행은 인상이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지만, 현 상황에선 Fed의 100~150bp(1bp=0.01%) 금리 인하, 일본은행의 30~40bp 금리 인상 시나리오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