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중국에 잡아먹힐라"…초비상 걸린 한국 자동차

"수출 줄고 수입만 늘었다"
'중국 잠식' 시작된 韓 자동차 업계

한자연 '수출입 동향으로 본 자동차 산업 지형 변화'
중국 수입 승용차 비중 1.2%→4.3%…전기차 판매 확대
중국 자동차 부품 수출은 연평균 16.4% 감소
폴스타2
한국 완성차 업계에서 중국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승용차 수입은 늘어나는 데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중국 수출은 점차 감소 추세를 보여서다. 국내 부품사의 중국 수출 감소는 중국 현지 업체에 대한 납품 감소와 중국 정부의 공급망 보호를 위한 정책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자동차 부품 수출 국가 5위권 첫 이탈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이 18일 발간한 '수출입 동향으로 본 자동차 산업 지형 변화'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승용차 수입 비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2%에서 올해 3분기 4.3%까지 뜀박질했다.중국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카 등 친환경차가 수입 비중 증가를 견인했다. 중국 수입 승용차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9%에서 올해 들어 18.8%까지 급증했다.

임현진 한자연 선임연구원은 "수입 승용차 중 중국 브랜드 비중은 아직 높지 않은 수준"이라면서도 "중국에서 생산된 테슬라 모델 Y, 폴스타 2 등 전기차 판매 호조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반대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대중국 수출은 줄어들고 있다. 2018년만 해도 22억7000만달러에 달했던 중국 수출 규모는 지난해 11억11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연평균 수출 감소율은 16.4%로 집계됐다. 중국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수출 5위권 국가에서 빠졌다.임 선임연구원은 "중국에서의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생산량 대비 대 중국 자동차 부품 수출의 비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는 만큼 중국에서의 해외 완성차 업체에 대한 납품액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의 자동차 산업 발전과 자국 공급망 보호를 위한 정책 등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수출 호조 지속…전기차 배터리도 증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선 완성차 업계와 부품 업계의 희비가 갈렸다. 올 3분기까지 완성차 수출은 504억7800만달러로, 2019년 대비 84.2% 크게 뛰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9%, 4% 증가한 게 주효했다. 반면 승용차 수입은 지난해보다 12%가량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업계 수출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148억6400만달러로 2019년보다 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5% 감소한 수치다. 수출이 가장 많았던 국가는 미국(지난해 기준·309억9000만달러)이었다. 임 선임연구원은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 외에 해외 완성차 업체 등에 납품하기 위한 자동차 부품 수출은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차 품목의 무역 규모는 크게 확대되고 있었다. 올 3분기 전기차 배터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21억3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 미국 수출 비중은 64.7%를 차지했다. 수입은 51억5100만달러로, 중국 비중이 96.4%로 절대적이었다.

임 선임연구원은 "향후 변화하는 산업 지형 및 공급망 구조 등을 보다 세밀하게 나타내기 위해서 전기차용 배터리 외에도 미래차 품목 관련 분류체계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향후 자동차 수출입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EU 핵심원자재법(CRMA) 등 자동차 수출입 영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