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투자한다면 'ETF·외화예금' 꼼꼼히 따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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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금융매니저원·엔 환율이 이달 들어 100엔당 900원을 넘어서며 지난달 저점과 비교하면 소폭 올랐지만, ‘엔저’ 현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이유는 엔화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우선 일본의 장기적인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 등 불황으로 인해 엔화 수요가 감소했다. 미국과 한국 등 대부분의 국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린 것과 달리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정책 등을 펼치며 금리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엔화의 매력도가 하락하고, 일본 국외 투자 등으로 빠져나가는 자금 규모는 커지면서 엔화 수요는 감소한 것이다.다만 이 같은 엔저 기조는 내년에 변곡점을 맞이할 수도 있다. 내년에 미국과 한국 등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서 일본과의 금리차가 축소되면 이는 엔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 지금처럼 일본의 경제 회복 추세가 이어지면서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로 정책 방향성을 전환할 경우 엔화 가치는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
엔저를 이용해 엔화에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일본의 주식·엔화 등에 환헤지 없이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및 펀드에 투자하거나 증권사를 통해 엔화로 환전해 일본에 상장된 주식 등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다만 이 방법은 투자 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작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두 번째로 은행의 외화예금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상품을 이용하면 대부분 환전 수수료 할인율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외화를 지점에서 수령할 때 외화 현금 수수료도 면제받을 수 있다.하지만 엔화 투자 시에는 일본의 낮은 금리로 인한 기회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다른 투자 방법과 마찬가지로 엔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원금 손실 우려가 있다. 따라서 한 상품에 자금을 몰아두기보다 여러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
황경수 국민은행 자산관리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