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초선들로 향한 '쇄신 칼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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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엄호' 집단행동하다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로 국민의힘이 비상상황에 돌입했지만 당내 초선 의원들은 침묵하고 있다. 가장 강하게 쇄신을 주장해야 할 초선들이 공천을 받기 위해 김 전 대표의 ‘호위무사’를 자처한 모습을 두고 역풍이 부는 모양새다.
비대위 전환 후 일제히 침묵
"쓴소리 못하고 공천 눈치보기만"
17일 여권에선 김 전 대표에게 용퇴를 요구한 중진 의원들을 향해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초선 의원들도 쇄신 대상에 넣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당 초선 의원 10여 명은 지난 11일 김 전 대표가 책임론에 휩싸이자 SNS 단체 대화방에서 일제히 김 전 대표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김 전 대표 책임론을 제기한 5선의 서병수 의원, 3선의 하태경 의원 등을 겨냥해 ‘자살특공대’ ‘×맨’ ‘온돌방 중진’ 등의 표현을 썼다.해당 초선들은 박성민(울산 중구), 김승수(대구 북구을), 강민국(경남 진주을), 전봉민(부산 수영), 윤두현(경북 경산), 최춘식(경기 포천·가평), 태영호(서울 강남갑) 의원 등이다. 대부분 국민의힘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수 있는 텃밭 의원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지난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김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나경원 전 의원을 축출하려는 단체행동에 나섰다.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는 데도 전체 초선 의원 59명 중 48명이 참여했다. 이들 초선 의원 중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권 의원이 28명에 달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야당은 초선이 쓴소리도 낼 줄 아는데 우리 당은 지도부 눈치를 너무 본다”며 “공천 한 번 더 받아보겠다고 중진 선배 의원들을 융단폭격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최근 하태경 의원도 라디오에서 “18명 정도가 김 전 대표 홍위병 역할을 하는데 조직적으로 동원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원외 인사들도 앞서 “초선은 늘 정풍 운동의 중심이었는데 이 당은 일부 초선조차 완장 차고 날뛸 정도로 망가져버렸다”(홍준표 대구시장), “일부 초선의 김 전 대표 홍위병 노릇도 가관”(김태흠 충남지사)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