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금리 인하 수혜주"…자동차株 '씽씽'

"금리 떨어지면 자동차 구매 부담 줄어 수요 증가 예상"
"현대차·기아, 배당 매력도 갖춰…주가 오를 것"

신평사, 호실적 전망하며 4년만에 현대차 신용등급 높여
사진=현대차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에도 불을 붙였다. 금리가 하락하면 자동차 구매 부담이 줄어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주의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주주환원 정책, 고배당 매력 등 주가 모멘텀을 갖췄다는 분석에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대차는 전일 대비 4.33% 뛰었다. 기아의 주가도 2.41% 상승했다. 코스피 수익률(0.73%)을 크게 웃돈 수치다. 외국인이 현대차와 기아를 각각 853억원, 575억원 순매수하며 주가를 견인했다.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자동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모습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내년 말 금리 수준을 연 4.6%로 예상했다. 지난 9월 5.1%로 잡은 전망치에서 0.5%포인트 낮춰 잡았다. 이로써 내년에 기준금리를 두 번가량 내릴 수 있다는 전망에서 세 번 정도 인하할 수 있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아울러 제롬 파월 Fed 의장은 FOMC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주는 금리 인상 피해주"라며 "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전망이 득세하며 시장 금리가 하락해 자동차 업종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9월 기준 60개월 할부 금융금리는 7.51%로 2021년 말의 3.85%에서 2배 이상 상승했다.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선 자동차 수요가 줄어든다. 자동차 할부 금리가 높아져 비용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준 금리와 자동차 할부 금리가 하락하면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매하는 비용이 줄어 수요는 늘어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가 배당금을 적극적으로 지급하고 있어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삼성증권은 지난 13일 기준 현대차 보통주와 우선주의 배당수익률을 각각 5.1%, 8.6%로 추정했다. 기아의 배당수익률은 6.9%로 예상했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는 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있어 1분기 말 1500원 수준의 분기 배당이 예상된다"며 "기말 배당과 함께 1분기 투자자에게 배당 이익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는 매년 연말이었던 기말 배당기준일을 '이사회가 정하는 날'로 변경했다. 배당 기준일은 2주 전 공고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 규모를 확정하고 4월께 결정되는 배당기준일에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기아에 대해 임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 매월 현금이 1조원씩 쌓이고 있어 내년 말 순현금 25조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올해 실적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배당성향 25%, 5000억 규모 자사주 매입 외 추가 주주환원 정책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한편 현대차는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4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현대차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조831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4.06%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68.62% 늘어난 2조883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용평가사도 현대차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신용등급을 높이고 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차의 신용등급 전망이 'AA+(안정적)'에서 'AA+(긍정적)'로 올랐다고 밝혔다. 향후 현대차의 신용등급이 'AA+'에서 'AAA'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2019년 일제히 12월 국내 신용평가사 3사로부터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된 바 있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차량 전동화 추세로 글로벌 완성차산업의 경쟁 구도 변화하고 있다"며 "내연기관에 강점을 가진 폭스바겐, GM, 르노·닛산 등은 수년간 판매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