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비장의 무기' 꺼냈다…'삼성 vs LG' 전쟁에 관심 폭발

'AI 노트북' 출시…PC 시장 돌파구 되나
삼성 갤럭시 북4(좌), 2024년형 LG 그램(우). 사진=삼성전자, LG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같은날 '노트북 대전'에 참전한다. 두 회사의 신제품 모두 연산 기능에 특화된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가 탑재된 차세대 인공지능(AI) 노트북이다. 코로나19 이후 노트북 교체 시기에 맞물려 신규 'AI 노트북' 수요를 노리는 제조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다.

"둘 중 어떤게 더 좋아요?"…삼성 vs LG 연말 '노트북 대전'

사진=삼성닷컴 홈페이지 캡처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제히 처음으로 AI 노트북을 선보이고 판매에 나선다.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내놓은 AI 노트북 '갤럭시 북4 시리즈'는 이날 오전 11시 삼성닷컴에서 400대 한정 수량으로 판매가 시작된다. 내달 2일 공식 출시 전 '갤럭시 북4 프로 360'과 '갤럭시 북4 프로' 등 일부 모델에 한해 조기 판매에 나선 것이다.

이날 삼성닷컴에서 판매 개시 이후 5분도 채 되지 않아 '갤럭시 북4 프로'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 모두 품절됐다. 이번에 출시한 '갤럭시 북4 시리즈'는 삼성전자 사상 처음으로 AI 기능이 탑재된 노트북이다. 인텔의 최신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이 칩은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갖춰 네트워크에 연결 없이 머신러닝 등 여러가지 AI 기능을 지원한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40 시리즈'를 외장 그래픽 처리장치로 사용했고, 갤럭시 북 시리즈 중 처음으로 물리적으로 분리된 '삼성 녹스' 칩셋으로 보호 기능을 강화했다.
LG전자 엘라쇼. 사진=LG전자 인스타그램
같은날 LG전자 역시 온라인 라이브방송 '엘라쇼'에서 1000대 한정으로 '2024년형 LG그램' 판매에 나선다. 삼성 갤럭시 북4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인텔의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가 탑재돼 네트워크 연결 없이 노트북에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회사 측은 그래픽 성능 또한 기존 CPU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향상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다른 기기와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그램 링크’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안드로이드나 아이폰 운영체제 제약없이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연결할 수 있으며, 인터넷 연결 없이 양 방향 파일 전송이 가능하다. AI 기술로 미리 정의한 38개의 카테고리(인물, 시간, 장소 등)를 분류해주며, 데이터 그룹화 클러스터링(Clustering) 알고리즘으로 사진을 인물 별로 정리해 준다.

"대세는 AI 노트북"…2026년 전체 50% 차지

사진=연합뉴스
삼성과 LG전자가 비슷한 시기에 경쟁적으로 AI 노트북을 내놓은 이유는 '온디바이스 AI(기기에 탑재된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챗GPT로 시작한 AI 열풍으로 최근 엔비디아를 비롯해 인텔, AMD 등 반도체 기업들은 AI를 실행할 수 있는 칩을 속속 개발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업계 안팎에서 AI 칩을 내장한 AI 노트북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 기기의 경우 기존 클라우드 기반의 AI와는 달리 자체적으로 데이터 처리 및 분석이 가능해 보안성이 높고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네트워크 연결 없이 작업 수행이 가능해 비용 절감에도 도움된다. 온디바이스 AI 확산으로 삼성과 LG전자는 물론 에이서, 에이수스, MSI, HP, 레노버 등 국내외 PC 제조사들은 AI 노트북을 이미 선보였거나 내년 출시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애플의 경우 자체 개발한 PC용 칩 M3을 장착한 신형 맥북 프로를 지난 10월 말 공개한 바 있다.
자료=가트너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진 PC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 세계 PC 시장은 최근 8분기 연속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PC 제조업체들의 올해 3분기 전 세계 출하량은 6430만대로 전년 대비 9% 하락해 8개 분기 연속 판매 부진인 상황이다.

다만 올해 연말께 회복되면서 수요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다행스럽게도 이제 코로나19 이후 첫 번째 교체 주기에 진입하고 있으며, 2024년으로 접어들면서 AI PC 모멘텀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26년 이후에는 AI PC 출하량이 전체의 절반에 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