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북동부 '최악의 홍수'…악어 등장에 주민들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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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역에 1년치 강수량 쏟아져호주 북동부에 위치한 퀸즐랜드주 지역이 기록적인 폭우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공항에 있는 비행기들은 물에 잠겼으며, 거센 물살에 도로를 끊기고 마을로 악어들이 밀려들었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이 전했다.
저지대 침수, 전력·도로 끊기기도
재난 피해액 9000억원 달할 듯
퀸즐랜드에 열대 저기압 사이클론이 강타하면서 일부 지역에 거의 1년치의 비가 쏟아졌다. 이날 호주 AAP 통신 등에 따르면 퀸즐랜드 관광 도시인 케언스에는 40시간 동안 약 600㎜의 비가 내렸다. 12월 평균 강수량의 약 3배다. 폭우로 강이 넘치면서 저지대 마을이 침수되고, 전력과 도로가 차단됐다. 상당수 주민들이 구조되거나 대피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고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사망자나 실종자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호주 당국은 이 지역 사상 최악의 홍수로 기록될 것으로 보고 있다. 퀸즐랜드주 북부 도시인 잉햄 마을에서는 물이 불어난 배수구에 악어가 나타나 주민들이 공포에 떨기도 했다. 스티븐 마일스 퀸즈랜드 주지사는 호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자연재해는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 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24시간 더 집중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예보관들은 이날 폭우가 계속될 것이며, 만조와 맞물려 저지대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19일에는 비가 잦아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강물은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고, 며칠 동안 불어난 상태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퀸즐랜드주는 이번 재난으로 인한 피해액이 10억호주달러(약 871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