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카카오 쇄신,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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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내정 이후 첫 간담회카카오 차기 대표로 내정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사진)가 적극적인 쇄신 의지를 밝혔다.
준법위원회 첫 회의도 열려
"M&A·IPO 등 사전에 검토"
정 대표는 18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영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카카오에 시간이 많지 않다”며 “쇄신 태스크포스(TF)부터 시작해 직원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경영쇄신위원회에서 대표 후보로 추천받은 뒤 지난 13일 대표로 내정됐다. 내년 3월 취임 전까지 쇄신 TF장으로서 카카오 계열사 직원들을 소규모로 수차례 만나 조직 개혁에 관한 의견을 듣기로 했다.카카오는 회사 안팎에서 구체적인 쇄신안을 내놓으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김 창업자는 지난 11일 연 임직원 간담회에서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쇄신안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선 김 창업자가 신임 대표가 쇄신안을 추진하는 그림을 바라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준법과신뢰위원회의 첫 번째 회의도 이날 열렸다. 이 회의에는 대법관 출신인 김소영 준신위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 6인이 참석했다. 준신위의 유일한 사내 인사로 내부 폭로전을 벌인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은 불참했다. 준신위는 이날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 관련 정책을 점검하고 살펴야 할 안건의 우선순위를 논의했다.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6개사가 준신위의 준법 지원 대상이다. 준신위는 이들 6개사의 주식 대량 거래, 합병·분할·인수, 내부 거래 등을 사전 검토할 권한을 갖는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는 혁신만 강조했을 뿐 그 뒤편에서 피해를 받은 사람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며 “카카오가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준법과 내부통제의 틀을 잡겠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카카오벤처스는 내년 3월 공식 선임될 신임 대표로 기술 스타트업 1세대 투자자인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부사장을 내정했다. 카카오 대표가 될 정신아 대표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인사다. 김 부사장은 SK커뮤니케이션즈와 CJ홀딩스를 거친 뒤 2012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