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계 판이 흔들린다…글로벌세아, 생산량 1위로

전주페이퍼 인수로 매출 2조원
한솔그룹과 양강체제 구축
글로벌세아그룹 계열사 태림페이퍼가 전주페이퍼를 인수하면서 제지업계 판도가 출렁이고 있다. 이번 인수로 글로벌세아그룹이 규모 면에서 업계 1위 한솔제지의 아성에 도전하는 수준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18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그룹 내 제지 관련 회사인 태림페이퍼, 태림포장, 전주페이퍼 3개사의 연매출(지난해 기준)은 2조원 규모다. 현재 국내 제지업계에서 매출 2조원 이상의 실적을 낸 회사는 한솔제지(약 2조5000억원)가 유일하다. 글로벌세아 계열은 제지·포장 분야 매출에선 한솔제지에 뒤지지만 종이 생산량은 약 200만t으로 국내 1위가 됐다. 이번 인수로 글로벌세아가 한솔과 함께 제지업계 ‘투 톱’ 반열에 오른 셈이다.

제지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로 태림의 시장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태림과 전주페이퍼가 주력으로 하는 골판지 산업은 제지업계에서 보기 드문 성장 시장이다. 디지털화의 가속화로 전반적인 제지 업황이 둔화세를 보이지만 택배 시장이 커지면서 골판지 수요는 되레 늘고 있다. 골판지 시장은 태림,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삼포판지 등이 각각 10~20%대 점유율을 나눠 갖고 있다. 그런데 태림과 전주페이퍼가 한 계열로 묶이면서 점유율을 30%대까지 끌어올리게 됐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골판지 업계를 앞으로 태림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림은 원재료부터 생산·판매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여기에 전주페이퍼라는 안정적인 공급처가 더해졌다. 태림 관계자는 “골판지 시장이 커지면 태림페이퍼만의 공급으로 부족할 수 있다”며 “전주페이퍼 인수로 안정적인 골판지 원지 공급처를 확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