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속통합기획 후보지 30곳 '역대 최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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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역비로 134억 반영서울시가 내년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후보지로 최대 30곳을 선정한다. 노후 저층 주택가 정비가 시급한 데다 아파트 공급 감소 우려도 커지고 있어서다. 서울시가 비용을 들여 정비계획 초안을 만들고 인허가도 빨리 내주는 신속통합기획을 재개발에 집중 적용해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요건 맞는다면 추가 지정도"
공급 부족 우려에 재개발 '속도'
1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 신속통합기획 용역비로 134억원이 반영됐다. 최대 30개 후보지 선정을 예상한 금액으로, 2021년 신속통합기획 도입 이후 최대 규모다.내년 신속통합기획 용역비는 정비계획 용역비(75억원)와 건축안 용역비(59억원)로 나뉜다. 시가 정비계획 용역비를 교부금 형태로 내는데, 자치구도 교부금(75억원)만큼 매칭 형태로 부담해 용역을 발주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부담금까지 총 209억원이 신속통합기획 비용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예산이 빨리 소진되면 추가경정예산도 할 수 있다”며 “요건이 맞는다면 추가 지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021년 신속통합기획 1차 선정 때 21곳, 작년 2차 때 25곳을 선정했다. 지난 8월부터 수시 선정으로 전환하면서 6곳을 지정했다.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준비 중인 영등포구 노후 주택가의 한 주민은 “빨리 신청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 동의율을 50% 이상 받아놓으려고 한다”며 “선정 후 주민 갈등을 줄이고 추후 사업 속도도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시 선정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자치구별 후보지 배분은 없을 예정이다. 1차와 2차 선정 때는 구별로 2곳씩 균등 배분이 이뤄졌다.서울시가 재개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를 대폭 늘리는 건 부족한 시내 주택 공급을 서두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에 따르면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청년안심주택 제외)은 1만1189가구로 추산된다. 올해 물량의 3분의 1 규모다. 2025년 4만6302가구로 불어나지만, 공사비 상승 등으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이후 물량을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신속통합기획 성과가 나타나면서 주민들의 후보지 선정 요청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구 천호A1-2구역(781가구)과 중랑구 면목7구역(1447가구)은 최근 후보지 선정 2년 만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다. 재개발 후보지 중에 가장 앞서가는 곳이다.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이 서울시가 예산을 들이지 않는 자문형으로 바뀌면서 재개발에 집중할 여력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시가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대상으로 신속통합기획 예산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다. 시는 정비계획 용역 비용 마련이 어려운 노후 저층 주택가 정비에 집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