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지역의사제' 법안 강행처리

의료 취약지 의무 복무 제도
與 반발에도 복지위 소위서 가결
더불어민주당이 지역의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안을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1소위에서 단독 처리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추가 논의를 하자고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결국 강행 처리했다.

이날 소위에서 김원이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 제정안’이 가결됐다. 지역의사제는 의대 정원 일부를 별도로 선발해 국가가 의대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졸업 뒤 10년간 의료 취약지 의무 복무를 조건으로 의사 면허를 발급하는 제도다. 지역 간 의료인력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자는 취지다.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가 지역의사가 될 수 있다.정부와 여당은 의대 정원 확대 범위를 우선 결정한 뒤 지역의사제 도입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의료 취약지에 중증·필수 의료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지역의사를 길러내자는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의대 증원과 맞물려 논점을 흐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 추후 입법을 하자는 입장이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지역의사제는 충분히 논의가 안 됐다”며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안 됐기 때문에 분란의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도 10년간 특정 지역 의무복무 조항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고, 의사 인력이 과잉 공급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정부·여당의 반대에 민주당은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의사단체 등 이해당사자와 협의만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늘어날 정원이 지역이나 필수의료에 종사할 수 있게 제도적 장치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일제히 비판했다. 일부는 퇴장하기도 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제정안인데 공청회 한 번 열지 않고 기습 처리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선거가 다가오니 민주당 의원들이 지역구 눈치를 본 것”이라고 말했다.복지위 여당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의대 증원이 확정되면 ‘원 포인트’로 지역의사제도 논의해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는데도 야당이 ‘정부를 못 믿겠다’며 밀어붙였다”며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 매어 쓸 수는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