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래서 망했다"…日 현실 신랄하게 비판한 유명작가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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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라마에 역전 당한 日드라마 "한국 배우자"③
도쿄타워 감독·'니게하지' 작가 "일드 이래서 망했다"
만화 각색이 주류인 일드..순수창작 34% 뿐
"수준 미달 만화까지 드라마화"
드라마 PD, 창작드라마 제작 능력 상실
'엔터는 오락거리'라는 日·성장산업으로 본 韓


이게 왜 문제일까. 인기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를 쓴 노기 아키코 작가는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대부분인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드라마화할 만화가 고갈되면서 이제 막 그리기 시작한 만화조차 입도선매의 대상에 오른다고 노다 작가는 지적했다.

그 사이 한국 드라마는 일본 드라마를 멀찍히 앞서 나가고 있다는게 노기 작가의 평가다. "최근 한국 드라마는 압도적인 예산을 바탕으로 최신 기재를 투입해 찍기 때문에 영상이 고급스럽다. 힘 있는 연출가가 잔뜩 있어서 세계적인 수준의 드라마를 찍고 있다."
노기 작가는 "순수 창작 드라마를 기획하고 만드는 수고를 들일 필요 없이 만화책을 던져 주면서 '이거 한번 읽어봐'라면 끝이다보니 PD의 업무가 드라마에 쓸 만한 만화를 찾는 일로 변했다"며 "이들 밑에서 성장한 젊은 PD들도 순수 창작물을 제작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진 가운데 두 차례의 큰 자연재해를 겪었다.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으로 간사이 지역의 도심이 괴멸됐고, 2011년에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다. 이렇게 되자 엔터테인먼트는 나중 문제라는 인식이 생겼다. '지금이 엔터테인먼트 신경 쓸 때냐, 경제 부흥이 먼저지' 하는 식이다."
"특히 한국이 최근 세계적으로 눈부시게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본도 이제서야 겨우 깨닫기 시작했다. 인간에 있어서 엔터산업은 필요한 것이다. 자연재해로 많은 사람이 죽어도 뒷전으로 미뤄둘 우선 순위가 낮은 산업이 아니라 재난 극복의 희망이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K드라마에 역전 당한 日드라마 "한국 배우자"④로 이어집니다.
이시카와 나나오=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