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서북부 간쑤성 규모 6.2 강진…100여명 사망·약 600명 부상(종합2보)

12시간 여진 300여차례에 주택 수천 채 파손…시진핑 "인명피해 최소화 최선 다하라"
인구밀도 높고 한밤중 발생해 피해 커…시안 총영사관 "한국교민 피해 없는 걸로 파악"
중국 서북부 간쑤성에서 규모 6.2의 강진이 발생해 700여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19일 중국 지진대망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59분(한국시간 19일 0시 59분) 간쑤성 린샤주 지스산현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5.70도, 동경 102.79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0㎞다.

최초 지진 발생 후 이날 정오까지 규모 3.0 이상 지진 9차례를 포함해 모두 306차례의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졌다. 중국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정오 현재까지 간쑤성과 인근 칭하이성에서 118명이 숨지고 587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수색 작업이 계속되는 데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적지 않아 인명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종자도 칭하이에서만 20명에 달한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이번 지진은 발생 지역에서 100㎞ 이상 떨어진 간쑤성 성도 란저우에서 느껴질 정도로 강력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주민 친모씨는 지무신문에 "지진이 발생한 순간 거센 파도에 휘말려 든 기분이었다"며 "가족을 깨워 아파트 16층에서 1층까지 단숨에 뛰어 내려갔다"고 말했다.

지진으로 간쑤성에서만 주택 4천782채가 무너졌고, 수도·전기·도로 등 기반 시설도 상당 부분 파손됐다고 당국은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진 발생 후 구조인력 4천여명을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피해 지역이 넓고 날씨가 추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간쑤성 린샤주는 해발 2천m의 고원 지대로, 이날 오전 현재 영하 14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구조대가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우며 깔린 사람을 구조하는 장면이나 지진을 피해 건물 밖으로 대피한 사람들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이 올라왔다.

주민들이 학교 운동장에 모여 장작불을 피우며 추위를 피하는 모습도 있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긴급 지시를 통해 부상자 구조와 2차 피해 예방을 주문했다.

시 주석은 "수색 구조를 전개하고 부상자를 적시에 치료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인민해방군은 지방 정부와 적극 협력해 긴급 구조 및 구호 활동을 수행하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텐트, 접이식 침대, 이불 등을 지원하는 한편 부상자 치료를 위한 의료진을 파견하고 구조대를 증원하는 등 지원을 늘리고 있다.

당국은 규모 5.0 이상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지진 발생 지역으로 통하는 도로를 모두 차단했다.

우리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안 총영사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간쑤 지진과 관련해 우리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한밤중에 지진이 발생해 피해가 컸다고 지적했다.

쉬시웨이 중국 지질대 교수는 "내진 설계된 주택이 적은 데다 해당 지역 인구밀도가 높고 한밤중에 지진이 발생해 주민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점 등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46분 간쑤성 린샤주에서 직선거리로 2천200㎞ 떨어진 신장 자치구 커쯔러쑤주 아투스시에서도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40.02도, 동경 77.86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10㎞다. 아투스시에서는 지난달 8일에도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