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택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계열사 CEO 전원 유임

신한금융 인사·조직개편

진 회장, 검증된 CEO 재신임
"자본시장 역량 강화 위해
증권·자산운용 임기 2년으로"

지주사 부문장 10명→6명으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전원을 유임시켰다. CEO들이 단기 성과에 얽매이지 않고 중장기적인 혁신을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지주사는 기존 세분된 조직체계를 비슷한 영역별로 통폐합해 슬림화를 추진했다. 경기 침체 등 불안 요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취임 2년 차를 맞는 진 회장이 ‘안정 속 변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 중엔 장수 안 바꿔”

신한금융지주는 19일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끝나는 9개 계열사 대표 모두를 재추천했다. 진 회장은 경영관리위에서 “위기 속에서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성과와 역량을 검증받은 자회사 CEO를 재신임함으로써 책임경영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1년인 연임 임기 관례를 깨고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와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에게는 2년의 임기를 주면서 신한금융의 자본시장 역량을 강화하도록 했다.

투자은행(IB) 전문가인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주식발행시장(ECM) 등 전통 IB 분야에서 성과를 내면서 신한투자증권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통자산부문과 대체자산부문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해온 신한자산운용은 전통자산부문을 맡아온 조 대표 단독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자산운용업계 베테랑 CEO인 조 대표는 사업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신한자산운용의 경쟁력을 개선해왔다.

신한캐피탈 대표로 추천된 정운진 사장과 신한저축은행 대표로 추천된 이희수 사장은 효율적인 경영관리와 영업을 통해 자산 규모는 물론 수익성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최근 연체율 상승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도 연임 이유로 꼽힌다.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제주지역 특화 은행으로의 혁신을 추진해온 박우혁 제주은행장도 연임이 결정됐다. 조경선 신한DS 대표와 정지호 신한펀드파트너스 대표,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대표,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도 추진 중인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재선임 추천됐다. 이들 재선임 대표의 임기는 1년이다.

○지주사 슬림화로 효율성 개선

신한금융은 지주사 조직 개편과 경영진 인사도 단행했다. 지주사 11개 부문을 내년부터 그룹전략부문(부문장 고석헌) 그룹재무부문(부문장 천상영) 그룹운영부문(부문장 이인균) 그룹소비자보호부문(부문장 왕호민) 등 네 개 부문으로 통합한다. 고 부문장과 왕 부문장은 임기가 내년까지다. 그룹재무부문장으로는 천상영 신한금융 본부장이 승진했고 이인균 그룹운영부문장은 재선임됐다. 박현주 신한금융 소비자보호부문장은 그룹소비자보호부문 산하 소비자보호파트장을 맡는다.4개 부문 외 별도 조직인 리스크관리파트장은 방동권 그룹리스크관리부문장이 재선임됐고, 감사파트장은 김지온 신한은행 본부장이 신규 선임됐다. 그룹전략부문 내 디지털파트장(신한은행 겸직)엔 삼성전자 출신인 김준환 신한은행 디지털혁신단장이 새로 선임됐다. 이번 조직 개편에 따라 지주사 경영진(부문장)은 10명에서 6명으로 줄어든다.

김보형/정의진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