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독과점 금지" 입법 강행하는 공정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
자사 우대·끼워팔기 등 제한
업계 "국내 플랫폼 고사 우려"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을 좌우하는 대형 플랫폼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해 자사 우대, 끼워팔기 등 경쟁 제한 행위를 금지하는 플랫폼 경쟁촉진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공정거래법보다 강력한 법안을 마련해 대형 플랫폼을 규제하겠다는 것으로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이 핵심 타깃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플랫폼 사업자를 옥죄는 법안이 아니다”고 했지만 정보기술(IT)업계는 국내 플랫폼을 고사시킬 중복 규제라고 반발했다.

공정위는 19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플랫폼 경쟁촉진법 제정 방안을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거대 기업들의 문제를 지적하는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독점력을 남용해 경쟁을 제약하고 소비자 후생을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 집행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플랫폼 경쟁촉진법은 매출, 이용자 수, 시장점유율 등 정량적 조건과 정성적 요건을 고려해 해당 기업을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 지정한다. 이들 플랫폼에는 △자사 상품을 경쟁 상품보다 유리하게 노출하는 자사 우대 △자사 플랫폼 서비스와 다른 상품을 함께 구매하도록 강제하는 끼워팔기 △자사 플랫폼 이용자의 타사 플랫폼 이용을 금지하는 ‘멀티호밍 제한’ △타사 플랫폼보다 유리한 거래 조건을 강요하는 최혜대우 등 4대 행위를 금지할 방침이다.

공정위가 위법이라고 판단할 경우 현행 공정거래법보다 센 과징금을 부과하고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조항도 들어갈 전망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과징금은 매출의 최대 6%지만 플랫폼 경쟁촉진법에서는 10%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국내 IT 협회들의 연합체인 디지털경제연합은 입장문을 통해 “해외 플랫폼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에 사약을 내리는 것과 같다”며 “근거 없고 섣부른 사전규제는 국내 플랫폼을 초토화시켜 사업자들의 판로를 잃게 하고, 소비자 후생의 막대한 후퇴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한신/도병욱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