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美기지 인천 품으로…공원·의료원 조성

84년 만에 '캠프마켓' 모든 부지 반환 완료

구역 3곳 합쳐 부지 44만㎡ 규모
군부대~부평공원 녹지축 구축
수도권 최대 식물원 건립 계획
단절된 동서 교통망도 연결키로
20일 눈이 쌓여있는 인천 옛 부평 미군기지(캠프마켓) 전경. 이날 주한미군이 캠프마켓 잔여 구역 23만㎡를 국방부로 마저 반환함에 따라 전체 부지가 84년 만에 인천시민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연합뉴스
인천 부평 미군기지인 ‘캠프마켓’ 부지가 20일 한국에 반환됐다. 1939년 일제강점기에 무기 공장으로 쓰이기 시작한 후 84년 만이다. 부지를 반환받는 인천시는 “짧지 않은 세월이 흐르고야 인천의 품으로 완전히 돌아왔다”며 환영했다. 시는 이 지역에 대규모 공원을 비롯해 식물원, 도로, 인천제2의료원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향후 반환될 예정인 전국 11개 미군기지 역시 순조롭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미군과 지속해 협의할 방침이다.

○인천시, “2026년부터 공원 착공”

정부는 이날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장 간 협의를 통해 캠프마켓 잔여 구역 등 다섯 개 미군기지 약 29만㎡ 규모 부지 반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제빵공장, 창고 등이 있던 23만㎡ 부지의 캠프마켓 D구역이 포함됐다. 캠프마켓은 2002년 한·미 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라 이전 계획이 확정됐다. 이후 2019년 12월 A·B구역(약 21만㎡)이 부분 반환됐고 4년 만에 잔여 부지인 D구역 반환까지 완료됐다.그간 인천시는 지역 개발을 위해 잔여 부지 반환을 요구했다. 시는 2013년 국방부와 맺은 ‘국유재산 관리·처분을 위한 협약’을 통해 캠프마켓 부지의 관리·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인천시는 반환 부지를 2030년까지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다. 군 부대(제3보급단)~캠프마켓~부평공원을 아우르는 110만㎡ 녹지를 구축하겠다는 게 인천시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마스터플랜을 마무리하고 2026년부터 B구역을 시작으로 단계별 공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통, 보행, 녹지축을 확장 연계해 시민과 공원을 강력히 연결하겠다”며 “캠프마켓 공원이 완료되는 2030년에는 부평의 지도가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최대 규모의 ‘인천 식물원’도 공원 내에 조성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공원과 녹지 1만㎡를 추가로 조성해 식물원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평의 동서 교통망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고개 도로’도 캠프마켓 반환으로 조기 개통한다. 관련 공사는 내년 2월 착공해 2025년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아울러 인천 제2의료원과 부평소방서도 건립된다.

○‘조병창 병원’ 철거 두고 논란

이 같은 계획안과 관련해서는 논란도 나온다. 캠프마켓 B구역의 ‘조병창 병원’ 건물의 철거 여부를 두고 토지오염 정화를 위해 해체를 주장하는 정부와 존치를 요구하는 시민단체가 대립하고 있어서다.

1939년 일본은 당시 중·일전쟁 등에 필요한 무기를 만들기 위해 육군 조병창을 캠프마켓 부지에 지었다. 당시 조병창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의 치료를 위해 조병창 병원 건물도 지어 현재까지 남아있다. 국방부와 인천시는 “건물 하부 오염토양을 정화하기 위해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부 시민단체는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존치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19일 인천지방법원은 병원 건물 해체를 중단하라며 시민단체가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인천시는 “건물 철거는 시민단체가 부평구를 상대로 진행 중인 행정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단 중단된다”고 밝혔다.정부는 이날 캠프마켓 부지 외에 경기 연천 감악산 통신기지(3만㎡), 경남 창원 불모산 통신기지(769㎡), 경남 창원 진해 통신센터(489㎡), 서울 용산기지 내 도로부지 일부(890㎡)도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았다.

김동현/인천=강준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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