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스러웠다"…이홍기 괴롭힌 '화농성 한선염' 뭐길래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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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농성 한선염' 인식 개선을 위한 영상 출연해 증상 고백"곪고 곪아서 피가 철철 나고, 고름이 철철 났어요."
밴드 FT아일랜드 보컬 이홍기가 한국노바티스와 진행한 '화농성 한선염'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영상에서 자신이 겪었던 증상을 털어놓으면서 해당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농성 한선염은 화농땀샘염이라고도 불리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피부 깊이 위치하는 붉은 염증성 결절과 종기로 흉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걸 특징으로 한다. 서구에서는 전 인구의 1~4%에서 발생할 만큼 흔하지만, 국내에 1만여 명 정도만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염증이 주로 생기는 신체 부위가 겨드랑이, 사타구니, 엉덩이 주변, 항문과 생식기 등이라는 점에서 쉽게 치료받고, 누군가에게 고통을 털어놓기 쉽지 않아 방치되는 경우도 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 캠페인을 진행하는 한국노바티스 측에서도 증상은 있지만 적절한 진단·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에 피부과 전문의를 통한 진단의 중요성을 알리고, 질환으로 신체·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기획됐다고 설명했다.이홍기는 중학생 때부터 화농성 한선염을 앓기 시작했다고 했는데,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사춘기 이후에 증상이 발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낭 입구가 막히고 땀샘의 염증이 생기면서 증상이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이런 증상이 왜 생기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26% 정도의 환자에서 가족력이 있다는 점에서 유전적 요인이 의심되고, 사춘기 이후에 증상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호르몬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할 것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 역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얼핏 심한 여드름과 증상이 비슷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해 만성적인 궤양이나 심한 흉터를 남기고, 방광·요도에 누공이 생기는 등 합병증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홍기 역시 "걷지도 못하고, 노래도 못하고, 비행기도 탈 수 없는데, 가수 입장에서 '종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할 수 없었다"면서 적극적으로 치료받지 못한 사실을 고백했다.여기에 종기가 터지만 피, 고름이 흘러 여벌의 속옷을 갖고 다니고, 통증뿐 아니라 종기가 터지면서 나는 악취로 고충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8번의 수술을 받았지만, 만성적으로 반복해서 재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여드름학회에서는 화농성 한선염의 치료방법으로 절개 배농, 병변부 절제 등의 수술적 치료, 항생제, 레티노이드 등 경구 약물치료, 병변 내 주사 등을 소개했다. 치료 방법은 환자 개개인의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와 수술을 병합해 이뤄진다.
또한 비만, 흡연, 세균감염 등이 화농성 한선염 증상을 악화하는 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드러나는 만큼, 이들을 조정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