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000만원' 직장인의 변신…100억대 자산가 된 비결은 [권용훈의 직업 불만족(族)]

직장 다니며 콘텐츠로 수익 내는 법 배워
유튜브 채널 '엑시트' 후 새로운 삶 꿈 꿔
조회수 보다 수익화 방점 두고 유튜브 운영
첫 수익금 2000만원 기부했던 게 기억 남아
사진=한경DB
지난달 20일 오후 1시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한 식당. 구독자 100만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을 20억원에 매각한 뒤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주언규 씨를 만났다. 그는 '매달 수억원 가량 수익이 나오는 채널을 왜 팔았냐'는 기자의 기습 질문에도 태연하게 말을 이어갔다.

▷간단히 자신을 소개하자면.
- 한국경제TV에서 PD로 일 하다가 지금은 유튜브 채널의 PD이자 방송 출연자로 일하고 있는 주언규입니다! 반갑습니다 (웃음).

▷회사 3곳을 운영중이라고 들었습니다. 기업 대표로 바뀐 현재 직업 만족하나요.
- 지금은 유튜브를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는 회사 1곳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업에는 대단히 만족하고 있어요. 직장을 다닐때나 특정 채널에 얽매여 있을때와는 달리 스스로 방향을 정할 수 있다는 점과 직원들과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주언규 씨가 과거 한국경제TV에서 증권팀 PD로 재직할 당시 모습. 독자 제공
▷직원이 많아 보입니다. 조직 관리 노하우가 있나요.
- 지금 직원은 23명이고 프리랜서로 일하시는 분이 15명정도 됩니다. 직원들과 최대한 마음을 맞추고, 공동 목표를 설정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업무에 대한 이해도를 올리기 위해 교육하고 또 우리가 이런 방향을 선택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공유하는 소통을 자주하는 편입니다.

▷직원 중에 '얘는 뭘해도 되겠다' 싶은 직원은 어떤 분인가요.
- 작은 회삿일에도 원리나 업무 프로세스를 궁금해 하는 직원들이 가끔 있어요. '예스맨'처럼 행동하는 직장인들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달라요. '이 부분에서 업무를 알려주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눈을 정말 초롱초롱하게 뜨고 물어보는데요. 가끔은 그런 친구들이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어디서 뭐든 잘하겠다고 싶은 직원들이에요.
주언규 씨가 2014년께 한국경제TV 재직 당시 모습. 독자 제공
▷월 평균 매출은 어떻게 되나요.
- 저희 회사는 유튜브 운영, 광고 수익 등으로 현재 한달에 2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학창시절 꿈은 뭐였나요.
- 어릴적부터 PD가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웃음). 특히 다큐멘터리 PD를 하고 싶었어요. 예능을 다룬 영상매체 보다는 시청자 폭이 적지만 동물의 왕국이나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걸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대학 전공도 미디어를 전공했어요.

▷이전 직장에서 일했던 경험이 인생에 도움이 많이 됐나요.
- 엄청나게 도움이 됐습니다. 사실 그때 배운걸로 지금도 먹고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경제TV에서 일할 적에는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어떻게 하면 경쟁사보다 독보적으로 앞서갈 수 있는지 등을 배웠죠. 당시에는 선배들에게 많이 깨지면서 배웠는데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정말 귀한 가르침이었죠.

▷어떤 계기로 퇴사를 결정하게 됐나요.
- 아내가 믿어주고 정서적으로 지지해주지 않았다면 못했을 것 같습니다. 결혼 생활을 유지 하기에는 당시 월급이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돈을 더 벌기 위해 퇴사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젊었을 때는 회사에서 받는 돈이 내가 가져가는 가치의 전부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그때 배운 모든 것이 회사로부터 제공받은 것이었다는 것을 아주 깊이 깨우쳤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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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을 매각한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업무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 혼자서 작업하던 방식에서 PD들과 함께 작업하는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고요. 사업을 확장하는데에도 시간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아요.

▷당시 180만명의 구독자와 광고 수익만 1억원 이상…아깝진 않았나요.
- 아깝다는 생각보다는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던것 같습니다. 매각 직후에 주변에서는 좀 쉬어도 된다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잘 안되더라고요. 계속 다른 일을 찾아다녔어요. 꾸준히 비즈니스를 기획하고 있었고 그 팀을 모으기 위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미팅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유튜버를 하겠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유튜브는 회사를 그만두지 않아도 충분히 잘 할 수 있어요. 다니면서 조금씩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유튜브를 시작할 때 참고하면 좋을만한 콘텐츠나 채널이 있을까요.
- 최근 1달 만에 100만명의 구독자를 달성한 '스토리'라는 유튜버가 있습니다. 그 분이 채널을 육성한 노하우를 공개했는데 도움이 많이 될 수밖에 없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로서 성공 전략이 있나요.
- 저는 조회수 보다 수익화에 방점을 두고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조회수라는 것은 잘되다가도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본인만의 콘텐츠를 찾아주는 시청자를 많이 쌓는 게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기 떄문에 안정적으로 채널을 운영할 수 있어요.

▷그동안 만들었던 콘텐츠 중에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나요.
- 창업 다마고치에요. 제 지인의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창업을 코칭 하는 영상을 주기적으로 올리면서 인기를 끌었죠. 돌이켜보면 이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른 콘텐츠와 차별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던 것 같이요. 1년간 모았던 유튜브 수익 2200만 원을 백혈병 재단에 기부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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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일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 유튜브를 같이 시작한 친구들이 모두 다 돈을 벌기 시작했을 시점이요 (웃음). 가장 많이 버는 친구들은 억소리날 정도로 수익을 내기도 해요.

▷가족이나 지인에게 추천할 만한 직업인가요.
- SNS로 트래픽을 만드는 작업은 누구나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가볍게 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도 많이 추천하고 있습니다. 유튜버의 장점은 다양한 사람과의 접점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고 단점은 내가 원치 않는 사람들과도 많이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향후 목표가 뭔가요.
- 지금 회사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저는 아직 한 번도 연 매출 100억원을 달성한 적이 없어요. 내년에는 그 목표를 달성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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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이나 루머에 시달린 적은 없었나요. 어떻게 대처했는지도 궁금합니다.
- 많습니다. 처음에는 좋게 대응하려고 했는데 가족들까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힘들어져서요. 이제는 최대한 안보려고 차단하거나 삭제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일부터 할 계획이신가요.
- 유튜브부터 찍을 것 같아요. 실제로 제가 모든 것을 잃고 다시 일어설 때도 유튜브로 재기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돌아가도 유튜브를 시작할 것 같아요.

▷취업, 경제 불황 등으로 미래를 고민하는 젊은 세대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 실행력을 높였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생각한다고 모든 일이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생각을 오래 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직업 불만족(族) 편집자주
꿈의 직장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에서도 매년 이직자들이 쏟아집니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야흐로 '대(大) 이직 시대'입니다. [직업 불만족(族)]은 최대한 많은 직업 이야기를 다소 주관적이지만 누구보다 솔직하게 담아내고자 합니다. 이색 직장과 만족하는 직업도 끄집어낼 예정입니다. 모두가 행복하게 직장 생활하는 그날까지 연재합니다. 아래 구독 버튼을 누르시면 직접 보고 들은 현직자 이야기를 생생히 전해드리겠습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