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샤' 없이 매출 1조 올렸던 더현대 서울, 드디어 '루' 품었다 [이미경의 인사이트]

더현대 서울, 오늘(21일) 루이비통 오픈
1층서 유동인구 가장 많은 곳
'MZ핫플' 상징성 퇴색 우려도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루이비통 매장 전경. 현대백화점 제공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루이비통 여성 매장이 21일 입점했다. 더현대 서울이 2021년 2월 개점한 이후 3대 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품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루이비통은 더현대 서울 1층에 매장을 내고 의류·가방·신발·주얼리·액세서리 등 모든 여성 제품을 판매한다. 루이비통 여성 전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국내에 문을 연 건 2017년 신세계 동대구점에 이어 6년 만이다. 매장은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에 위치해 더현대 서울 1층 중에서도 유동인구가 특히 많은 곳으로 꼽힌다. 매장 안에서는 12m 높이의 인공 폭포인 ‘워터폴 가든’을 조망할 수 있다. 그간 이 자리에서는 샤넬, 셀린느, 로에베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팝업스토어가 운영됐다.

매장 외관도 다른 루이비통 매장과는 차별화했다. 통상 명품 매장이 1~3개 면에 외벽을 설치하는 것과 달리, 루이비통 더현대 서울점은 총 6개 면의 외벽을 설치했다.

루이비통 더현대 서울점은 백화점 점포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특화 점포라는 점을 고려해 젊은 고객을 겨냥한 상품을 강화할 예정이다. 일반적인 패션·주얼리 상품군 외에 여행용품, 인테리어 소품 등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상품을 대거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이비통 유치로 더현대 서울은 몸집을 불리는데 더욱 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더현대 서울은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총 1조41억 원의 매출(거래액)을 올려, 2021년 2월 26일 개점 후 33개월 만에 ‘연 매출 1조원 점포’을 달성했다.

일각에선 루이비통을 시작으로 해외 럭셔리 브랜드 입점이 이어지면 'MZ세대의 성지'라는 더현대 서울의 상징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명품 브랜드에 좋은 자리를 내주다 보면 결국 팝업스토어나 국내브랜드 매장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는 대표 상품이 명품인 만큼 더현대 서울은 큰 호재를 맞은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간 강조해왔던 'MZ 핫플레이스'라는 이미지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품기획(MD)전략을 더욱 세심하게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