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빚더미에도…내년 1분기 전기요금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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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에 3.2조 중간배당 요구다음달 1일부터 적용되는 내년 1분기(1~3월)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까지 전기요금 동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전력은 내년 1분기 연료비조정단가(요금)를 올해 4분기와 같이 킬로와트시(㎾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1일 밝혔다. 전기요금 산정의 또 다른 핵심 요소인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도 동결한다는 게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의 방침이다.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연료비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요금이다. 매 분기 시작 전 달의 21일까지 정해진다.
이번 요금 동결로 한전 재무구조에 관한 우려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전은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 안정화하면서 지난 5월 이후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에선 벗어났다. 올 3분기엔 1조99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1년 2분기부터 지난 2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47조원에 달한다. 한전은 누적 적자로 내년 한전채 발행한도(자본금+적립금 합계의 5배 이하)가 축소될 것으로 우려되자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발전자회사 6곳과 한전KDN에 연말까지 총 3조2000억원을 중간배당해 달라고 전날 공식 요청했다. 한전은 애초 4조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목표로 했지만 자회사들이 난색을 보이자 목표액을 하향 조정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