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187만명, 85만원씩 돌려받는다

은행권 '2조원+α' 민생금융 지원 방안 발표

연 4% 초과 이자의 90%, 최대 300만원 환급
내년 2월부터…취약계층 지원 프로그램도 실시
김주현 금융위원장(앞줄 오른쪽 세 번째)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네 번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다섯 번째)이 21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 간담회’에 참석한 20명의 은행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혁 기자
은행권이 내년 2월부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납부한 이자를 1인당 최대 300만원까지 돌려주기로 했다. 연 4%가 넘는 금리로 은행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187만 명이 평균 85만원을 돌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은행이 이자를 돌려준 적은 있지만 은행권 전체가 이자를 캐시백(환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국내 20곳 은행장들은 21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간담회를 열고 ‘2조원+α’ 규모의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총지원액은 올해 은행권 당기순이익의 10% 정도로 상생금융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1조6000억원에 달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 환급과 4000억원 규모의 은행별 취약계층 지원으로 나눠 추진한다.

이자 환급은 지난 20일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187만 명이 대상이다. 대출금 2억원을 한도로 1년간 연 4%를 초과한 이자 납부액의 90%(감면율)를 지급한다. 차주당 환급 한도는 3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85만원을 돌려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8개 은행이 참여한다. 따로 신청할 필요 없이 은행이 대상자를 선정해 통보하고 이자를 돌려준다. 이자 환급을 제외한 4000억원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전기요금과 임차료 지원, 취약계층 대출 확대를 위한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등에 사용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0월 은행권 ‘종노릇’ 비판 이후 추진된 이번 지원안을 놓고 고금리에 짓눌린 내수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시장경제 왜곡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자 환급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등 경기부양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업의 이익을 강제로 환원하는 방식은 시장경제 논리에 맞지 않을뿐더러 앞으로도 정부가 금융권에 비슷한 방식으로 개입하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형/이소현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