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 美·유럽서 유한양행 '렉라자'+리브레반트 허가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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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진행하겠다던 계획대로 신청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에 이중항체 신약 ‘리브레반트’와 유한양행 ‘렉라자’ 병용요법을 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해달라고 신청했다. 렉라자 글로벌 개발권을 보유한 존슨앤드존슨이 당초 계획대로 연내 허가 신청을 마무리하면서 글로벌 국산 신약 탄생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다.
글로벌 국산 신약 탄생 가시화
존슨앤드존슨은 제약부문 자회사 얀센이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에 렉라자와 리브레반트 병용요법을 특정 돌연변이(EGFR) 비소세포 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 신청했다고 발표했다.이번 허가 신청은 이들 치료제를 폐암 환자에게 투여한 마리포사(MARIPOSA) 3상 임상시험을 토대로 이뤄졌다. 마리포사 연구는 렉라자·리브레반트 병용 투여 환자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투여 환자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임상시험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 개선을 확인했다고 얀센 측은 설명했다. 임상시험 중 일부 이상 반응이 확인됐지만 대부분 심하지 않은 부작용이었다.
키란 파텔 존슨앤드존슨 부사장은 "폐암은 주요 사망원인으로,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EGFR 변이 비소세포 환자들은 암이 계속 진행해 새 치료제 수요가 높다"며 "리브레반트와 렉라자 병용 요법은 이들 환자 치료법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올해 10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얀센은 마리포사 임상시험의 데이터를 공개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107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시험에서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1차 평가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mPFS)은 렉라자·리브레반트 투여군이 23.7개월, 타그리소 투여군이 16.6개월로 집계됐다.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가 좋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렉라자·리브레반트를 투여한 환자에게 암이 계속 진행하거나 사망할 위험은 타그리소 투여군보다 30% 정도 낮았다.존슨앤드존슨은 3분기 실적 발표자료에 올해 미국과 유럽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신약 후보물질로 렉라자와 리브레반트 병용요법을 포함하는 등 높은 기대감을 이어왔다.
국내에선 유한양행이 렉라자 단독 요법으로 폐암 1차 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2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내년 1월부터 폐암 환자가 렉라자를 1차 치료제로 활용하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발표했다. 라이벌 약물로 꼽히는 타그리소도 함께 건강보험 시장에 진입한다.
환자가 하루 복용하는 약물의 보험약가는 렉라자 19만110원, 타그리소 19만123원으로 사실상 비슷하게 정해졌다. 두 약물 모두 위험분담제 계약을 통해 제약사가 추후 건강보험공단에 지원 약값의 일부를 환급해야 한다. 환급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 약물이 국내 비소세포폐암 1차 시장에 함께 진입하면서 일선 의료진의 약물 활용도에 따라 시장성이 크게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한양행은 건강보험 적용 전까지 렉라자를 무료로 제공하는 조기공급프로그램(EAP)을 가동하는 등 환자들의 약값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전국에서 870여명의 환자가 EAP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