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건축·현대미술을 한번에…광주 ACC 3개 전시 개막

'디어 바바뇨냐', '이음지음', '가이아의 도시'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22일 융복합, 건축, 현대미술을 주제로 한 세 개 전시가 동시에 개막한다. 복합전시 1관에서 열리는 '디어 바바뇨냐'는 바다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아시아의 해항도시(海港都市) 3곳의 혼합 문화적 특성을 융복합 콘텐츠로 소개하는 전시다.

인도의 코치, 말레이시아 말라카, 중국 취안저우는 모두 향신료 교역을 중심으로 번영하며 문명의 교류와 문화의 융합이 이뤄진 해항도시라는 공통점이 있다.
컨템포러리 아트&디자인 스튜디오인 오마 스페이스는 강황 가루와 곡물재를 이용해 과거 대항해시대 향신료 무역의 중심지였던 인도 남부 도시 코치의 무역 시장을 표현했다. 박근호(참새)는 설치작품인 '무역감정'으로 과거 번성했던 취안저우의 이야기를 전한다.

후추, 비단, 보석, 유향, 도자기, 향목, 진주 등 당시 교역품 중 하나를 선택해 크리스털 비즈로 만들어진 2.4m 높이의 대형 구조물 속 테이블에 올려놓으면 다양한 빛을 발산하는 작품이다.

건축을 소재로 한 전시 '이음지음'은 중앙 원형 공간(상상원)과 그 주변을 둘러싼 원형 모듈 구조의 복합전시 2관의 특성을 살려 전시 공간을 구성했다.
상상원에는 원형의 푸른 수조에 놓인 180개 백자 그릇이 물 위를 천천히 움직이며 부드럽게 부딪혀 소리를 내는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미술품) 작품 '클리나멘'이 놓였다.

프랑스 작가 셀레스트 부르시에 무주노의 작업이다.

상상원을 둘러싼 모듈형 작은 공간들은 미니 전시장이 됐다. 과밀 도시에서 벌어지는 토지 쟁탈전을 다트 게임에 비유한 카도 분페이의 설치 작품과 인공지능(AI)이 그린 아시아 미래 도시의 모습을 디오라마(축소모형)와 혼합현실(MR)로 표현한 '아시아 뉴토피아', 재활용 판지로 만든 상상 속의 집을 모은 이자벨 & 알프레도 아퀼리잔의 공간설치 작품을 볼 수 있다.

일본 작가 고이치로 아즈마의 인터렉티브 설치 작품도 눈에 띈다.

계단 위에 설치된 자전거에 올라가 페달을 밟으면 유기적으로 연결된 56개 자전거 바퀴가 동시에 돌아가는 작품이다.

복합전시 3, 4관에서 펼쳐지는 '가이아의 도시'전은 자연을 대변하는 '식물'과 문명의 주체인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전시다.

한국과 일본, 중국, 프랑스, 시에라리온 등 5개국 현대미술 작가 11명(팀)의 작품 22점을 소개한다.

중국 작가 아이웨이웨이는 브라질의 멸종 위기 나무뿌리를 주물 작품으로 만든 '뿌리' 시리즈 중 '층'과 '궁전'을 선보인다.

인간 문명을 상징하는 재료인 주철로 만든 대형 뿌리들은 기술의 발전 뒤에 자연의 희생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김자이의 '휴식의 기술 ver. 도시농부'는 도시에 만들어진 텃밭의 모습을 작품으로 옮긴 것이다.

전시 기간 중 관람객이 직접 텃밭을 가꾸는 워크숍도 진행된다.

노경택의 '이중협력시퀀스'는 식물에 센서를 부착해 식물이 죽어있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신호를 가지고 소통하는 존재임을 이야기한다.

'디어 바바뇨냐'와 '이음지음'전은 내년 6월16일까지, '가이아의 도시'는 내년 2월25일까지 계속된다. 모두 무료 관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