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에 꽁꽁 얼어붙은 제주 섬…"눈 더 내릴 듯"

제주공항 활주로 운영 중단
한라산 등반·산간 도로 곳곳 통제
북극발 한파가 몰아친 지난 21일 제주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한국공항공사 제설차량이 눈을 치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흘째 몰아치는 한파에 제주도 온 섬이 폭설로 뒤덮여 꽁꽁 얼어붙었다. 제주공항 활주로 운영이 4시간 넘게 중단되고, 한라산 입산과 일부 도로의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22일 제주지방기상청과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제주도,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제주도 산지와 남부·북부 중산간, 남부, 동부에 전날 발효된 대설경보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제주도 북부·서부와 추자도에 발효된 대설주의보도 이어지고 있다.또 지난 20일 제주도 산지와 북부 중산간·동북·북부·서부의 강풍주의보와 제주공항의 급변풍경보도 내려져 있다. 제주도 앞바다와 남해서부 동쪽 먼바다 등지에 풍랑주의보도 계속 발효 중이다.

이에 따라 한라산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려 한라산 탐방이 전면 통제되고, 516도로와 1100도로를 포함한 일부 산간 도로의 차량 운행이 통제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주요 지점별 누적 적설량은 한라산 삼각봉 87.8㎝, 사제비 78.7㎝, 영실 52.5㎝, 산천단 26.9㎝ 등이다. 전날 오후부터 해안 지역에도 많은 눈이 내려 표선 28.6㎝, 성산 21.6㎝, 제주시 11.2㎝, 서귀포 5.7㎝, 고산 1㎝의 적설량을 보였다.

해안지역까지 폭설이 내리면서 이날 오전 8시 20분부터 활주로 제설 작업 때문에 제주공항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중단됐다. 오전 11시 현재 국내선 도착 70편과 출발 67편이 결항하고, 국내선 도착 3편과 출발 2편이 회항했다.눈길 교통사고와 차량 고립, 보행자 낙상사고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12분께 제2산록도로에서 30대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눈길에 고립됐다 구조됐다. 비슷한 시간 서귀포시 도순동에서 차 대 차 눈길 교통사고가 발생해 30대 남성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틀간 16명이 눈길 낙상 사고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등하교 시간을 변경하거나 원격 수업으로 대체하는 학교들도 생겨났다. 도내 310곳의 유치원, 초·중·고교, 특수학교 중 16.1%인 50곳이 등하교 시간을 변경했다. 5곳은 원격수업을 했으며, 초등 돌봄교실 운영 111곳 중 2곳은 돌봄교실을 운영하지 않았다. 우수영, 진도, 가파도, 마라도 등 일부 항로의 여객선 운항도 통제되고 있다.

기상청은 23일까지 제주 산지에 많게는 30㎝ 이상의 눈이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산지를 제외한 제주 동부와 남부, 중산간에 10㎝ 이상, 그 외 지역에 3∼8㎝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