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7배 올랐대"…'흥행 보증수표' 믿고 섣불리 따라했다간 [신민경의 테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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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몰린 '연예인 테마주'의 결말
'연예인은 상승' 개미들만의 투자 공식
와이더플래닛, '7연상' 기록
과거 강호동·비 관련주도 있기도
시작은 대박, 결말은 쪽박…"폭탄 언제 터질지 몰라"
![영화 <헌트>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 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01.35398716.1.jpg)
다만 그때나 지금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테마주들이 기업의 본질 가치와 무관하게 급등락을 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자칫 '폭탄 돌리기'식 현상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의 마케팅 플랫폼사 와이더플래닛은 전일 5.78% 내린 2만20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주가는 이날만 부진했을 뿐입니다. 와이더플래닛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656% 올랐습니다. 이달 총 13거래일(거래정지일 제외) 중 무려 8거래일이 상한가 기록을 냈는데, 특히 이달 8일부터 20일까지는 7거래일 연속으로 가격제한폭까지 뛰었습니다. 다만 이달 21일 강보합을 거치며 일단 폭등세는 진정된 상태입니다.
와이더플래닛의 주가 상승의 배경엔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이 있습니다. 지난 8일 운영자금 19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는데, 신주 배정 대상자에 이정재와 정우성이 포함된 겁니다. 이정재와 정우성은 각각 100억원, 20억원씩 유상증자에 참여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99.35401946.1.jpg)
지난 1년간 1만원 주변만 맴돌던 주가가 5만원, 6만원대로 뛰었습니다. 달콤함이 큰 만큼 대가도 큰 법입니다. 테마주의 영역에 편입된 이 주식은 최근 다시 3만원대로 내려왔다가 지난 18일 다시 상한가를 가는 등 높은 변동성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지금은 거래정지에 놓여진 상태입니다.
과거에도 증시를 반짝 리드했던 '연예인 테마주'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대부분 연예인이 주주로 참여한 경우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명 연예인 자신이 직접 지분을 취득했단 사실은 연예인이 그 기업의 '간판' 역할에서 나아가 주주들에게 기업의 여정에 발을 들인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입니다.다만 최근과 다른 점은 있습니다. 최근 연예인이 직접 '큰 손'으로 나서 다양한 업권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면 과거에는 해당 연예인이 속한 엔터테인먼트사에 한해 주가가 움직였다는 점입니다.
주식시장에는 이 밖에도 별의별 특징주들이 등장했었는데요. 제이튠엔터테인먼트(현 JYP엔터테인먼트) 주가는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최대주주였을 당시 비 행보에 따라 움직였습니다. 공연 무산으로 인한 손해배상 판결이 나자 하한가를 맞는가 하면 미국 액션스타상 수상, 군입대 연기 소식 등에는 크게 올랐습니다.가수 뿐만이 아닙니다. 2011년 KBS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1박2일'에서 방송인 강호동이 하차 의견을 밝히자 그의 JTBC 이직설이 불거지며 제이콘텐트리(콘텐트리중앙)가 폭등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때아닌 강호동의 '조폭설'이 언급되자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이듬해에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비티엔아이여행그룹(현 SM C&C)이 배우 김민종을 사외이사로 맞는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였습니다.
일부 사례만 봐도 미뤄볼 수 있듯이 한때 '대박'을 쳤던 이들 연예인 테마주들의 결말은 대체로 '쪽박'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점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섣부른 테마주 편승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폭탄 돌리기'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폭탄이 언제 터질지를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자산운용사 한 대표는 "연예인의 주식 보유는 안정적이지 않은 편이며 이들을 '간판'처럼 여겨 들어갔다가 개미들만 손해를 볼 수 있다"며 "테마주를 활용한 단기매매 자체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피해야 하는 투자'는 맞다. 급락 시기를 잡기 어렵기 때문에 손실이 단 번에 커질 수 있어서다. 이득 보는 투자보다 어려운 게 잃지 않는 투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